'불륜'과 '폭행'이라는 구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홍상수 감독과 김기덕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두 감독은 좋지 않은 사생활로 인해 국내에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5일 오후 해외 배급사 (주)화인컷은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제작 김기덕 필름)이 오는 2월 15일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홍상수 감독은 배우 김민희와 다섯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 '풀잎들'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2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된 홍 감독과 김민희가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레드 카펫을 밟을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는 상황.

김기덕 감독은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당시 베드신을 강요하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여배우 A 씨에게 지난해 8월 3일 피소됐다.

서울중앙지검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3년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서 어머니 역할을 맡았지만 김 감독이 애당초 대본에 없었던 베드신 촬영을 현장에서 강요했고, 연기 지도라는 명목으로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결국 영화에서 하차했고, 이 역할은 다른 배우가 맡게 됐다.

이에 김 감독 측은 "어떤 경우든 연출자 입장에서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고 다수의 스태프들이 보는 가운데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다"며 "스태프들 중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하면 영화적 연출자의 입장을 다시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 동시에 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9단독(박진숙 판사)은 배우 A 씨를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폭행죄화 함께 고소한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했다. 모욕죄에 대해서는 고소 기간 6개월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앞서 지난 2015년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주연 배우 김민희와 인연을 맺은 홍 감독은 차츰 연인 사이로 발전해갔다. 그 후 2016년 6월 이러한 사실에 세간에 알려졌고, 큰 논란을 일으켰다.

홍 감독은 아내 조 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3월 열린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김민희와 연인 사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후 조 씨는 그간 홍 감독 측이 제기한 소송에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지만 2차 변론기일이 있던 지난 19일 네 명의 변호사를 선임하고 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으로 소송에 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두 감독은 국내와 국외에서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 유명 영화제에 초대된 이들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보여온 이미지를 탈피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중의 반응 역시 싸늘하다. 네티즌들은 "예술 하면…인성이 XXX 여도 되는구나…놀랍다;;", "영화계에서 자꾸 불러주니 더 당당하고 뻔뻔한 듯 영화계에서 퇴출시켜요", "예술이 다 죽었다 저런 인성으로 거장이란 소리 듣고"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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