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 1명당 우리 선수 2명 붙어서 전술 설명"
북한 선수들, 진천선수촌 게스트하우스에서 첫 밤 보내

우려와 불안 속에서 출발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비교적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뎠다.

우리 선수들과 단일팀을 이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24일(서부시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도착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선수 12명과 감독 1명, 보조인력 2명으로 구성됐다. 남북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총 35명이다.

6분간의 간략한 환영식을 통해 짧게 눈을 마주친 남북 선수들은 이후 진천선수촌 내 식당에서 다시 마주쳤다. 당시만 해도 북한 선수들을 주시하는 근접 경호 인력 때문에 분위기는 서먹서먹했다고 한다. 점심도 바로 옆 테이블에서 따로 먹었고, 얘기도 거의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단일팀을 둘러싼 긴장감은 이날 저녁에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 눈 녹듯 사라졌다.

머리 총감독은 올림픽 첫 경기(2월 10일)까지 촉박한 시일 내에서 단일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킨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먼저 남북 선수들에게 포지션을 포함해 자기소개를 하도록 했다.

이후 머리 총감독이 우리 대표팀의 전술에 대해 북한 선수들에게 설명했고, 코치진은 우리 전술과 시스템을 담은 전술노트를 나눠줬다.

서로 쓰는 아이스하키 용어가 다르고, 생소한 시스템이라 북한 선수 1명당 우리 선수 2명이 붙어서 전술에 관해 설명해줬다고 한다.

비슷한 나이 또래다 보니 여기저기서 웃음보가 터져나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챔피언하우스 외벽이 유리도 돼 있어서 밖에서 볼 수 있었는데, 분위기가 무척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머리 감독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남북 선수들이 빠르게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이 관계자에게 북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생각보다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북한 선수단은 진천선수촌 내 게스트하우스로 옮겨 한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