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의 투수'로 통하는 LA 다저스의 왼손 투수 클레이턴 커쇼(30)는 2008년 빅 리그 데뷔 이래 11시즌 동안 오직 한 명의 투수코치와 호흡을 맞췄다.
우리에게도 아버지와 같은 푸근한 미소로 잘 알려진 릭 허니컷(64) 투수코치다. 그는 내년에도 다저스 마운드를 책임진다.
다저스는 28일 허니컷 코치를 포함한 2019년 코치진을 발표했다.
허니컷은 2006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이래 14년 연속 투수코치를 맡는다. 이는 론 페러노스키(1981∼1994년)가 남긴 역대 최장 기간 다저스 투수코치 재임 기록과 타이다.
허니컷 코치는 올해 기준 돈 쿠퍼(시카고 화이트삭스·17년), 대런 볼슬리(샌디에이고 파드리스·16년)에 이어 현역 빅리그 투수코치 중 세 번째로 오랜 기간 한 팀의 밥을 먹었다.
2001년 마이너리그 상담역, 2002∼2005년 마이너리그 코디네이터를 지낸 이력을 합치면 다저스 구단에서만 19년째 몸담는다.
허니컷 코치는 그래디 리틀, 조 토리, 돈 매팅리에 이어 4번째 감독인 데이브 로버츠를 상관으로 모신다.
허니컷 코치의 능력은 숫자에서 나타난다.
허니컷 코치 재임 기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다승(1천162승), 평균자책점(3.62), 탈삼진(1만7천229개), 이닝당출루허용률(WHIP·1.245) 등에서 모두 1위를 질주하며 강력한 방패를 구축했다.
커쇼를 비롯한 선발과 불펜 자원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잠재력을 확실한 결과로 뒤바꾼 허니컷 코치의 지도력을 절대 낮게 볼 순 없다.
사이영상을 세 번이나 받은 커쇼는 "허니컷 코치를 크게 신뢰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커쇼는 올 시즌 후 옵트 아웃으로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하는 대신 3년간 9300만 달러에 계약을 연장하고 다저스에 잔류했다.
류현진이 컷 패스트볼이라는 새 무기를 장착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은 이도 허니컷 코치다.
류현진도 FA 선언 대신 구단의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여 1년 더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허니컷 코치는 커쇼의 팀 잔류만 결정됐을 뿐 류현진과 자신의 거취는 오리무중이던 이달 초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커쇼가 계속 팀에 남아 나와 구단은 무척 행복하다"며 "구단이 류현진에게 퀄리파잉오퍼를 던졌기에 그가 팀에 남기를 희망한다"며 류현진의 잔류도 바랐다.
이어 "최소 1년 이상 이 일을 더 할 수 있다"며 애제자들과 투수코치로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날 재계약 발표로 허니컷 코치는 꿈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