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우승후 부상으로 받은 11만불 짜리 '1973년 형 빈티지 세단' 즉석에서 열쇠 건네

[화제뉴스]

케빈 나의 '말'

"지난 11년 동안 우린 형제처럼 지냈다
내가 부상으로 1년간 골프를 놨을때도
그는 한순간도 내곁을떠나지 않았다"

그 사람의 품성이나 성격은 큰 돈이 생겼을 때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들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돈 앞에선 대범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 프로골프(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선수 케빈 나(36)가 캐디에게 통 큰 선물을 건네 스포츠계에서 큰 화제를 뿌리고 있다.

지난 27일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골프장(파 70)에서 열린 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우승한 케빈 나는 부상으로 받은 '1973년형 다지 챌린저' 복원 클래식 머슬 세단을 11년째 자신의 캐디를 하고 있는 케니 함스에게 선물했다.

케빈 나는 이날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2위 토니 피나우(미국·9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18번 홀을 버디로 마무리한 케빈 나는 그린 근처에 전시된 자동차를 가리키며 캐디 케니 함스(50)에게 "저건 당신 차야"라고 외쳤다.

이 자동차는 '1973년형 다지 챌린저로 빈티지 스타일의 외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복원된 클래식 머슬 세단이다. 최대 출력 500마력(6250rpm)으로 복원에 약 6개월 걸렸으며 최소 10만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을 부상으로 선택한 것은 대회 후원사인 자산 운용사 찰스 슈와브가 1973년 출범했고, 1946년 창설된 이 대회가 올해 73주년을 맞았으며 '챌린저(도전자) 정신'이 회사와 대회의 공통 가치라는 걸 상징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케빈 나는 "캐디 케니 함스는 정말 그런 선물 받을 자격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년 동안 우린 형제처럼 지냈다"며 "내가 부상으로 1년간 제대로 뛰지 못할 때도 그는 떠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케빈 나에 따르면 그와 캐디 함스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열린 프로암 때 이미 '자동차 선물'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코스에 자신이 있었다. 그는 이 코스에서 세 차례나 62타 이하 스코어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종 라운드 61타로 코스 레코드를 세웠고,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62타를 쳤다. 케빈 나는 "원래 잘 칠 자신 있는데 함스가 우승 한번 해보자며 그런 제의를 하길래 오케이 했다"고 말했다.

함스는 헤일 어윈, 레이먼드 플로이드, 개리 플레이어, 리 트레비노 등 레전드들의 백을 멨던 베테랑 캐디다. 그는 혈기왕성하던 20대의 케빈 나와 인연을 맺고는 "그냥 PGA 투어에서 뛰는 걸로 만족할 것인지, 이름을 남기는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인지 선택하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2004년 PGA 투어에 입성한 케빈 나는 데뷔 8년째인 2011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오르기까지 7년이 걸렸다. 이번 대회서 우승 상금 131만4000달러를 받은 케빈 나는 PGA 투어 사상 서른네 번째로 통산 상금 3000만달러(약 355억원)를 돌파했다. 한국(계) 선수로는 최경주에 이어 두 번째다.


맷 쿠처는 후회?
"참 비교되네요"

한편 USA투데이는 "아마 맷 쿠처는 이 소식을 듣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쿠처는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우승해 129만6000달러 상금을 받은 뒤 멕시코의 하우스 캐디에게 우승 상금의 1%도 안되는 5000달러의 보너스를 건네 큰 비난을 받았다. 비록 임시 캐디였지만 쿠차의 '짠돌이' 행동에 논란은점점 커졌고 결국 공식 사과하고 나서 뒤늦게 5만달러를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