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행진은 멈췄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마운드는 물론 타석에서도 경기를 지배하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빅리그 특급투수 류현진(32·LA 다저스)이 통산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출전, 그리고 사이영상 수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PNC 파크에서 열린 2019시즌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93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10피안타 0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안타를 허용했으나 특유의 강철 멘탈을 앞세워 흔들리지 않았고 동료들도 꾸준히 수비서 도움이 됐다.
특히 류현진은 타석에서 홈런성 결승 2루타를 터뜨렸고 최소 실점으로 리그 전체 방어율 1위 자리도 지켰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활약을 앞세워 7-2로 피츠버그를 꺾었다.
류현진은 7승을 올리며 내셔널 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고 방어율 1.65로 리그 전체 방어율 1위 자리를 지켰다.
만만치 않은 경기였다. 이날 피츠버그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노려쳤다. 류현진 특유의 낮게 형성된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추고 꾸준히 안타를 만들었다. 불운도 겹쳤다. 2회 말 무사 2루에서 멜키 카브레라의 포수 땅볼에 다저스 포수 러셀 마틴이 3루 송구를 강행했다. 2루 주자 조쉬 벨이 3루에 세이프돼 야수선택으로 기록됐고 송구 에러까지 겹치며 벨은 홈을 밟았다.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전 2회부터 이날 경기 1회까지 5경기 동안 32연속이닝 무실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어 류현진은 콜 턱커에게 던진 컷패스트볼이 중전 적시타로 이어지며 1-2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3회부터 매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허용했지만 제구력을 유지했고 동료들의 수비 도움도 받았다. 그리고 4회 초 타석에서 장타 본능을 발휘했다.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의 높은 직구를 강하게 때려 우중간 펜스 상단을 강타하는 결승 2루타를 쏘아 올렸다. 타구의 비거리는 117m를 기록했고 다른 짧은 구장에서는 홈런이 될 만한 거리였다.
경기 중반부터 볼배합에 변화를 준 점도 돋보였다. 피츠버그 타자와 세 번째 승부에서 높은 직구의 비중을 늘렸고 몸쪽을 파고드는 컷패스트볼로 피츠버그 우타자들의 중심을 무너뜨렸다. 다저스 타선이 5회 3점, 6회 1점을 뽑자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 7회에도 등판이 가능한 투구수였지만 5점차로 앞서 있었던 만큼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 대신 훌리오 유리아스를 마운드에 올려 불펜진을 가동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까지 5월에 치른 5경기서 4승 1패 38이닝 방어율 0.71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과 5월 이달의 투수상을 경쟁하고 있는 애틀랜타 신예투수 마이크 소로카가 이날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이닝 1실점하며 5월 성적 34이닝 3실점, 방어율 0.79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이 근소하게 소로카에 앞선 가운데 통산 첫 이달의 투수상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방어율 부문에선 함께 1점대를 형성했던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 잭 데이비스(밀워키)가 나란히 최근 등판에서 무너졌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리그 전체에서 유일한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빅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 25일 기준 방어율 부문 2위 저스틴 벌렌더(휴스턴·방어율 2.24)에게 0.59점 차이로 앞서며 정상에 우뚝 서 있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