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됐지만 첫 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다. 에이스로 새출발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생애 첫 플로리다 캠프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류현진은 27일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위치한 TD 볼파크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0시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했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전날 "1회 투구수가 급증하지 않으면 2회까지 던질 예정이다. 투구수는 45개 이내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약속대로 2회까지 41개를 던졌고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했다.
우타자 바깥쪽을 중심으로 홈플레이트를 넓게 쓰는 특유의 제구가 첫 날부터 빛을 발했는데, 마이너리그 타자에게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투심 패스트볼이 한 가운데로 몰려 홈런을 내 준 장면은 아쉬웠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은 '명불허전'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1회 초 선두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 우월 2루타를 내준 뒤 트레버 라르나크에게도 중전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윌리언스 아스투딜로를 3루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지워냈다.
런다운 플레이 탓에 1사 2, 3루로 여전한 위기. 브렌트 루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낸 류현진은 로이스 루이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첫 이닝을 넘겼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나름 안정된 수비로 류현진을 도왔다.
2회 초 트래비스 브랜컨혼을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마이너리거인 잰더 비엘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내줬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무명 선수인데 마이너리그에서는 지난해 홈런 24개를 쏘아올린 거포 유명주다. 투심 패스트볼이 한 가운데로 몰린 완벽한 실투였다. 스스로도 "투심 두 개를 실투했는데, 2루타와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돌아봤다.
홈런 한 개를 내줬지만 질베르토 셀레스티노를 삼진, 잭 라인하이머를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첫 등판을 마쳤다. 불펜에서 15개를 더 던진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최고구속은 90마일까지 측정됐다.

장강훈기자 <관계기사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