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75)가 알츠하이머로 투병중인 아내인 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를 방치했다는 MBC ‘PD수첩’의 방송 내용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백건우는 28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의 ‘사라진 배우, 성견후견의 두 얼굴’편의 내용을 전면 반박하며 “허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9월7일 방송한 ‘PD수첩’은 윤정희가 백건우와 딸에 의해 프랑스에서 방치돼 고립돼 있고 윤정희를 동생들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건우는 “지난여름 윤정희의 형제와 ‘PD수첩’은 윤정희가 사는 집에 찾아가 취재하며, 윤정희가 방치됐고 가족들에게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왜곡 보도를 했다”며 “윤정희 형제·자매들이 청와대 게시판을 비롯해 여러 방법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해왔지만 영화배우 윤정희를 지키려고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인 윤정희 방치 의혹과 관련, “현재 윤정희는 파리에 머물며 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다”며 “딸 백진희와 간병인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핌을 받으며 평온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힘든 사람은 아픈 사람 옆에서 간호를 하는 우리 딸 진희”라며 “간호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극한의 인내를 요구한다. 진희가 아픈 엄마를 간호하는 동안 ‘PD수첩’이 왜곡 보도를 해와 유감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윤정희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리고 치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제·자매”라며 “‘PD수첩’ 방송 이후 근거 없는 말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되고 파파라치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딸이 자유롭게 생활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백건우의 법률대리인인 정성복 변호사(법무법인 청림)도 “‘PD수첩’은 동생들의 허위주장에 매몰돼 사실을 확인하지 않거나 악의적으로 편집해 방송함으로써 백건우씨와 딸 진희씨를 매도했다”고 강조했다.

백건우의 딸이 윤정희와 동생들의 접촉을 막고 있다는 것에 대해선 “프랑스 고등법원이 윤정희가 동생들과 만나거나 통화하는 것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딸이 후견인 권한을 남용한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PD수첩’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백건우 10억원, 백진희 1억원)의 조정신청을 한 것에 대해 ““MBC가 조정 절차를 통해 잘못을 씻어낼 수 있도록 하는 마음에서였다”며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내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정희의 첫째 동생) 손미애씨가 백건우씨 계좌에서 21억원을 무단 인출한 사건에 대해 어제 (27일) 영등포경찰서에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명예훼손 부분도 고소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건우는 이번 사건의 발단은 손미애씨가 백건우의 한국 연주료 21억원을 무단 인출한 것이라며 손씨는 1980년부터 백건우의 한국 연주료를 관리해왔는데 잔고 내역을 속이며 총 21억여원을 무단 인출했다고 주장했다.

백건우 측은 “백건우가 2019년 3월 28일 이런 사실을 알고 은행계좌 비밀번호를 변경했고, 그때부터 손씨와 연락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 한 달 뒤쯤인 4월 29일 서울 여의도 아파트에서 윤정희를 데리고 나왔고, 동생들이 윤정희 여권을 주지 않자 5월 1일 임시여권으로 파리로 출국했다고 설명했다.

백건우는 윤정희의 현재 치매 증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우리 가족이 생활을 할 수 있게 편하게 놔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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