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 ‘러브 유어 W 2025’(LOVE YOUR W 2025)가 ‘셀럽들의 술파티’로 전락했다. 주최자였던 잡지사 W코리아를 비롯해 참석자 명단까지 박제되며 ‘주홍글씨’가 되는 분위기다.
W코리아에서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러브 유어 W’ 캠페인은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질병에 대한 인식 향상을 목표로 진행된 캠페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선 행사로, 매년 배우, 모델, 가수 등을 초청해 포토월과 파티를 개최하며 이에 대한 수익금을 한국유방건강재단의 기부하는 형식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올해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다. 해당 행사에는 그룹 빅뱅 태양, 방탄소년단 뷔·RM을 비롯해 에스파 카리나, 아이브 장원영·안유진, 배우 변우석, 박은빈, 임지연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습은 고스란히 주최 측의 SNS에 박제됐다.
그러나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당초 행사 취지와 연예인들의 술파티가 과연 어떤 ‘연결점’이 있느냐는 지적이 이어지며 논란을 빚었다. 특히 유방암 인식의 상징인 ‘핑크리본’은 커녕, 암 환자에게 금기시 되는 음주 장면들이 포착됐고, 심지어 연예인들의 숏폼 챌린지 등이 줄을 이어 비난을 샀다.
특히 축하 공연 명목으로 참석한 박재범은 외설적인 가사가 담긴 곡 ‘몸매’를 선곡하며 뭇매를 맞았다. 이에 대해 박재범은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 끝나고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고 좋은 취지와 좋은 마음으로 모인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그냥 평소 공연처럼 했다”며 “저도 부상인 상태로 좋은 마음으로 무페이로 공연 열심히 했으니 그 좋은 마음 악용하지 말아달라”고 해명했다.
개인 SNS 업로드도 논란이 됐다. 행사에 참석한 연예인들은 각자의 의상을 뽐내는 사진들을 다수 게재했다. 패션쇼장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이 돋보이는 사진이었다. 이들의 게시물은 고스란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박제됐다.
‘중도 퇴장’으로 주목받은 이도 있다. 박은빈은 당시 행사 중간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이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이런 행사는 오랜만이 아니라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좋은 구경했다”며 “저도 슬쩍 분위기 맛보고 집에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소위 참석자들의 ‘개념’과 ‘무개념’으로 갈라지는 분위기다. 특히 ‘무보수’로 축하 공연에 임했다는 박재범의 무대와 행사 취지의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짚기 어렵다. 단순히 ‘무보수’에 초점을 맞추기엔 캠페인의 취지와 어긋난다. 무의미하게 ‘#유방암 인식 개선’ 해시태그를 단 연예인들의 SNS 게시물도 마찬가지다. 참석자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자 관련 게시물을 슬그머니 삭제한 이들도 있다.
주최자인 W코리아는 논란 4일 만에 “캠페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성과 진행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저희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방암 환우 및 가족분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하여 불편함과 상처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러모로 모두에게 상처뿐인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