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프로페셔널을 떠나 운동 선수 최고의 목표는 무엇일까. 우승이다. 
전 세계 축구 최고 스타 가운데 한 명인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가 고인이 된 디에고 마라도나를 뛰어 넘을 수 없는 게 있다.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정상에 올려 놓지 못한 점이다. 축구 기량, 골, 인성 등 모든 면에서 메시가 마라도나를 앞선다. 하지만 월드컵 앞에서는 작아진다.
KBO리그의 레전드급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면 우승의 절박함은 묻어나지 않는다. 
명분(우승)보다는 실리(돈)에 훨씬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울 수가 없다. 트레이드를 통해서라도 우승에 도전하는 게 프로다. 롯데 이대호, 전 한화 이글스 김태균, 전 LG 트윈스 박용택 등은 KBO판 레전더리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우승 반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데뷔 17년 만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한 2루수 박경수와 대조를 이룬다. 앞으로 박경수와 같은 한국시리즈 MVP 탄생은 어렵다. 역대 최저 2안타 1타점으로 MVP를 수상했다. 90명이 기자단 투표자 가운데 67명이 박경수에게 몰표를 줬다. 
고비마다 펼친 호수비와 우승 리더십에 기자들이 공감했다. 한국시리즈 MVP에서 기록보다 중요한 리더십을 평가하는 경우는 드물다. 
KT는 이번에 4경기를 치르고 창단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은 선수, 팬, 프랜차이즈 자체를 한곳으로 묶어주는 힘을 발휘한다. 단순한 구단 만의 우승이 아니다. KT 이강철 감독과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하는 '팀 KT'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KBO리그의 레전드급 스타 플레이어들도 실리(돈) 보다 명분(우승)에 더 절박함을 보였으면 좋겠다. 
우승에 도전하는게 진짜 프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