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칼로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스타셰프 정창욱(42)이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다. 피해자들의 고소 이후 사건이 알려지기까지 5개월만에 처음으로 나온 공식입장이었다.

한때 왕성한 요리 영상이 올라왔던 자신의 유튜브채널 '정창욱의 오늘의 요리'와 개인 SNS를 통해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수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정창욱을 특수폭행·특수협박·모욕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고소인은 정창욱의 유튜브채널 편집자 윤 모 PD와 하와이에서 활동 중인 유튜버 신 모씨 등 2인이었다.

신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채널 '호드벤쳐'를 통해 '정창욱(하와이11)' 이라는 영상을 올리고, 정창욱의 일상적인 욕설, 폭언 등 거친 면모를 일부 공개했다. 문제의 특수폭행 협박 사건이 발생한 시기 하와이에서 촬영된 영상이었다.

윤PD는 지난해 8월 개인방송 촬영차 방문한 미국 하와이에서 정창욱이 술자리에 동석한 자신과 신씨를 폭행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해자들은 정창욱이 당시 손으로 가슴 부위 등을 때리고, 식칼을 손에 쥐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윤PD는 영상에 단 댓글을 통해 "1년간의 짧은 기간동안 이 요리사와 함께 생활하면서 겪은 폭언과 욕설, 두 번의 칼을 사용한 협박과 그리고 이런 모습들을 편집하기 위해서 수십번씩 영상을 돌려보면서 어느 순간 망가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라며 상습적인 폭언으로 겪었던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어 "현재는 정신과에 다니며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하와이 다녀온 9월에 고소를 진행하고 1월 22일이 다 되어갈 때 까지 (정창욱이) 반성은 커녕 사과를 표한 적도 없다는 게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게 만들었다"라고 적었다.

사건이 공식적으로 알려진지 닷새만에 정창욱은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정창욱은 26일 "2021년 8 월에 있었던 사건은 명백한 저의 잘못이다. 당사자 윤 모씨, 신 모씨 두 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당시 두 분이 겪었을 공포와 참담함은 가늠할 수 없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사건 이후에도 당사자들에게 간단한 미안함의 표시밖에 하지 못했고 뒤처리도 전무했다. 엄청난 일을 벌여 놓고도 다 이해해 주겠지,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위험한 생각을 했다. 욕지거리를 내뱉고 폭력적으로 행동하면서, 당연한 듯 살아온 것이 한심하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창욱은 "막상 이런 일이 생기자 숨기 바빴다. 이 글을 쓰기까지에도 며칠이 걸렸다. 매체에서 보여졌던 저의 모습은 만들어진, 가공의 저였다. 저는 겁쟁이였다. 평생을 제멋대로 살았다. 당사자들에 대한 사과와 사건에 대한 입장이 늦어져서 죄송하다. 사건 당사자 두 분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사법기관의 판단에 성실히 따르고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지금까지 만들어온 윤PD와 구독자에게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의 노력이 깃든 이 채널을 마치 저 혼자만의 것인 것 마냥 남용하고 훼손했다. 다시 한번 윤 PD와 채널을 아껴주셨던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JTBC'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았던 정창욱은 당시에도 제작진과 갈등을 겪었다는 루머가 돌며,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하차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음주운전으로 두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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