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게 연예인일까.

공개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적 없는 스타들을 향한 도넘는 인민재판이 연일 물의를 빚고 있다.

양대 정당 지지자들이 강력한 결집력을 보여준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상대진영을 향한 이유없는 혐오와 분노가 애꿎은 연예인들을 상대로 터져 나오고 있다.

유튜브채널 '침착맨'을 운영하고 있는 웹툰작가 이말년이 거듭된 논란에 결국 13일 정치 논란을 해명하는 방송을 게재했다.

이말년은 '디시인사이드 실베 좌착맨 논란에 대하여'라는 영상에서 "특정 커뮤니티에서 계속 말이 나오는 상황이라 이야기 해봤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40살인 저는 아직도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 머리 아픈 걸 싫어해서 복잡해지면 신경을 안 쓰는 성격이다. 제 8년간의 개인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거라 생각한다"라며 "무시로 일관하라는 의견도 있지만 방치하니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면서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인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좌착맨'이란 좌파+침착맨을 합한 단어로, 최근 방송에서 이말년이 했던 말과 글, 행동에 과한 의미를 제멋대로 붙여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조롱했다는 주장과 함께 이말년이 찍히며 붙은 별명이다.

정작 이말년은 가만히 있는 상황에서 그의 정치 성향을 놓고 지지자와 반대파가 으르렁거리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이에 이말년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하나하나 해명했다.

그는 '윤석열 윤도리' 라는 검색을 한 이유에 대해 "인터넷에서 하도 '윤도리'라면서 욕하길래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검색해봤다. 몰라서 검색하면 윤석열 까(비판하는 사람)냐?"라고 답했다. 윤도리는 윤 당선인이 말을 하며 고개를 좌우로 계속 돌리는 버릇 때문에 생긴 별명.

윤 당선인이 당선 확정된 뒤 방송에서 유니짜장을 먹은 것에 대해 "윤짜장이 뭔지도 몰랐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짜장은 검찰총장 시절 윤 당선인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수사하며 수차례 압수수색을 하고,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짜장면을 시켜먹었다는 루머가 돌며 붙은 별명이다.

이말년이 짜장면을 먹었다는 사실은 황당한 조리돌림의 이유가 됐다. 팬이 그려준 그림에 실사 짜장면을 합성하고, 정치적 의미를 붙인 게시물에 이말년은 "이건 너무 악질인 게 팬아트를 이렇게 사용하면 그려주신 분이 뭐가 돼? 진짜 이런 건 자제해라"라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또 이말년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 욕을 해달라"는 글들이 이어졌던 일에 대해 "대체 내가 그걸 왜 하냐? 논리가 뭔지 모르겠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그의 정치 성향이 보수든, 진보든 그 이유로 비난받을 이유도 해명할 이유도 없기 때문.

한편 관련 영상에 구독자들은 "정치는 극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이상한 사람들 뿐이네요. 이미 눈과 귀는 닫은지 오래며, 지들끼리 공유한 내용이 정답이고 추구하는게 다르면 반동분자임. 스트레스 받지 말고 오래 방송해주세요" "상황만 봐도 몰입돼서 어지럽고 숨막히네요. 마녀사냥은 당해본 사람만 알죠 힘내세요 침착맨님"이라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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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이말년 유튜브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