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연속 그래미 시상식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좋은 무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후 브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좋은 무대를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히트곡 ‘버터’(Butter)로 올해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올랐지만 도자 캣과 시저(SZA)에게 트로피가 돌아갔다.

수상에 대한 기대가 컸던 터라 멤버들도 아쉬워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오후 1시쯤 ‘보라해’ 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지만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 한동안 접속에 차질을 빚었다.

지민은 방송에서 “(그래미) 상을 받으면 ‘아미’(BTS 팬)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는데 조금 아쉬웠다”고 솔직히 밝혔다. 정국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시상을 할 때 슈가 형이 긴장했다”고 했고, 제이홉은 “정말 퍼포먼스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많은 게 스쳐갔다”고 털어놨다.

슈가는 “그래미에 노미네이트(후보 지명)된 것만 해도 벌써 두 번째인데 (이번 결과로) 슬퍼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멤버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그러나 멤버들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상인 그래미 무대를 준비하면서 후회 없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검은색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첩보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케하는 ‘비밀 요원’ 콘셉트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여 동료 가수들과 음악 관계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RM은 진의 손가락 부상, 제이홉·정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멤버 전체가 모일 기회가 적었다며 “(7명이 아니라) 4명이 안무를 연습했는데, 그렇게 하면 정말 (제대로) 되지를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지민은 “멤버 7명이 모두 모여 딱 하루 (안무, 퍼포먼스 등을) 맞췄다”며 “그리고 오늘 무대에 올라왔는데 긴장은 많이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그간 ‘그래미 어워즈’를 마지막 남은 목표로 여겨왔다. 미국의 주요 3대 음악 시상식에서 유일하게 ‘그래미 어워즈’에서만 수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더 RM은 시상식 전 진행한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그래미를 수상한다면 지난 2년간 매우 지치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소상받는 성과가 될 것”이라며 “그래미상은 음악 산업계 동료들의 투표로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단순히 대중적인 인기나 음원 성적이 아닌 음악가, 프로듀서, 엔지니어, 제작자 등 음악계 관계자들의 투표로 결정돼 더욱 각별하다는 뜻이다.

한편 그래미시상식 참석후 방탄소년단은 오는 8∼9일과 15∼16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4회에 걸쳐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열고 전 세계 아미(BTS 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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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빅히트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