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으로도, 그룹으로서도 변화를 맞은 아이콘(iKON)이 새로운 도전 앞에 섰다.

아이콘이 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YG 신사옥에서 미니 4집 ‘플래시백(FLASHBACK)’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해 3월 디지털 싱글 ‘왜왜왜(Why Why Why)’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대면 기자간담회는 2018년 ‘이별길’ 이후 처음이다. 김진환은 “오늘만을 기다렸다. 팬들도 저희만큼이나 기다렸을 거 같다. 좋은 활동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보 ‘플래시백’에 대해 김진환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과거를 회상할 때 많이 쓰이는데, 과거를 추억하는 아이콘의 모습과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아이콘의 모습을 동시에 담은 앨범이다”라고 소개했다. 아이콘의 지난 시간과 미래에 대해 김진환은 “안좋았던 것도 힘든 것도 모두 저희에겐 추억이다. 팬들과 함께한 시간이 가장 소중한 추억이다”며 “저희의 미래를 감히 예견하자면, 이번 앨범처럼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룹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구준회는 “평소 걱정이 많은 편인데 돌이켜보니 지금까지의 모든 걱정이 단 한 번도 현실에서 일어난 적이 없더라. 감사하고 열심히, 즐긴다는 마음으로 눈앞의 것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다른 형태의 아이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너라는 이유(BUT YOU)’에 대해선 “아이콘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1980년대 팝 음악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재해석한 신스웨이브 장르다.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아이콘이 잘 할 수 있는, 아이콘스러운 음악 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치중했다. 구준회는 “지금까지 아이콘이 했던 음악과는 차별성이 있다”며 뮤직비디오에 대해 “몽환적이고 독특하니 그 점을 봐주시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힙합이 아닌 새로운 시도를 한 것에 대해 바비는 “새로운 걸 항상 찾고 시도해보고 싶었다. 안전한 길을 택하기보단 저희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김진환은 “‘이런 노래를 아이콘이 해?’ ‘이런 것도 잘 소화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김동혁은 “알던 맛도 다시 찾게 되고 새로운 맛도 궁금해서 찾게되는 앨범”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도 아이콘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바비는 전곡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고, 김동혁은 ‘말도 안 돼 (FOR REAL?)’와 ‘그대 이름 (NAME)’의 작사, 작곡에 참여해 자신만의 감성을 녹여냈다. 이밖에도 김진환은 ‘용(龍)(DRAGON)’으로 처음으로 작곡에 이름을 올렸다. 바비는 “콘서트나 무대 위에서 아이콘이 잘 놀 수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상상 속 용에 빗대어 우리는 신나게 누구보다 무대에서 잘 논다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위너 강승윤이 작사·작곡에 힘을 보태 아이콘에게 선물한 곡 ‘금(GOLD)’도 수록됐다. 김동혁은 “승윤이 형과 음악적 교류를 많이 하던 중 직접 선물해 주신 곡이다. 듣자마자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고, 김진환은 “금같은 곡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피지컬 음반에는 Mnet ‘킹덤: 레전더리 워’ 출연 당시 아이콘의 경연곡이었던 ‘열중쉬어(AT EASE)’가 더해져 총 여섯 트랙 구성이다. 바비는 “민호 형이 가이드라인도 많이 알려주시고 덕분에 멋있는 무대가 나올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번 컴백은 아이콘에겐 팀의 건재함을 판가름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데뷔한 아이콘은 ‘취향저격’(MY TYPE), ‘사랑을 했다’(LOVE SCENARIO), ‘죽겠다’(KILLING ME) 등 다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2019년 6월 리더 비아이가 팀을 탈퇴한 후 현재 김진환, 바비,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 6인조로 재편됐다.

무엇보다 이날 간담회는 멤버 바비가 혼전 임신으로 결혼하고 득남한 이후 첫 완전체 활동이라 많은 이목이 쏠렸다. 결혼은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일이긴 하지만, 출산을 한달여 앞두고서 소식을 전한데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도 컸던 터. 마약 물의를 일으켰던 멤버 비아이의 탈퇴 후 6인조로 재정비한 뒤 지난해 Mnet ‘킹덤 : 레전더리 워’를 통해 새로운 2막을 시작한 아이콘이 팬심을 다시 붙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비는 “아이콘 바비로서 그리고 인간 김지원으로서의 역할을 철저히 분리하려고 하고 있다. 아이콘의 바비로서 임할 때는 전혀 전과는 다른게 없이 열심히 하고, 절대로 (팀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내면적인 성숙을 강조한 아이콘도 어느덧 8년차 그룹이 됐다. 정찬우는 “한명 한명이 책임감을 갖고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앨범에 참여하고 있다. 저도 막내지만 적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에 형들을 잘 따라가면서 멋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진환은 “서바이벌은 할 때마다 어렵고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되는 거 같다. ‘킹덤’ 경험을 바탕으로 내면적 성장을 더욱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이콘은 아이코닉(팬덤명)과의 만남도 앞두고 있다. 앨범 발표에 이어 6월 25, 26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도 개최한다. 약 3년 6개월만의 서울 오프라인 공연이다. 김동혁은 “새로운 시도로 컴백을 준비하는 만큼 이번 콘서트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 열심히 준비 중이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정찬우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못본지 오래된 글로벌 팬들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예능, 콘서트까지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아이콘. 현 소속사와 재계약 여부에 대해서 김진환은 “회사와 관련해서 얘기 나눈 바는 없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아이콘 활동을 열심히 할 거다”고 빠른 컴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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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