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체제로 변화를 맞은 르세라핌(LE SSERAFIM)의 행보와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어떻게 달라질까.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의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이 멤버 김가람의 탈퇴를 공식화했다. 김가람이 ‘학교 폭력(학폭) 논란’으로 잠정 활동중단을 선언한 지 두 달만이다. 지난 20일 쏘스뮤직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김가람과의 전속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르세라핌은 사쿠라, 김채원,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 등 5인 체제로 활동할 예정이다.

르세라핌은 일명 ‘하이브 걸그룹’으로 주목받으며 방시혁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지난 5월 2일 ‘피어리스’(FEARLESS)로 데뷔했다. 그러나 데뷔 전 불거진 김가람의 학폭 의혹으로 부정 이슈를 떠안은 채 데뷔하게 됐다.

김가람의 학폭 의혹은 데뷔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논란에도 하이브가 데뷔를 강행하면서 피해자 측이 김가람의 학폭 대책 자치위원회 결과 통보 문서를 공개하는 등 논란이 가중됐다. 해당 문서에는 2018년 김가람이 학교폭력위원회에서 5호 처분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럼에도 소속사는 재차 김가람이 학폭 피해자라고 감쌌다. 김가람의 학폭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하이브는 지난 5월 20일 김가람의 활동 중단을 알렸다. 데뷔한 지 18일 만의 일이다.

그동안 김가람이 피해자라고 강조하며 아티스트를 보호했던 하이브·쏘스뮤직이 전속계약 해지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종일관 ‘악의적 음해’라며 김가람 학폭 의혹을 부인하고 법무법인을 선임하는 등 강경대응을 예고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엔 명확한 해명과 사과 없이 김가람의 전속계약 해지 사실만 통보해 의문을 남겼다. 김가람과 관련된 사안의 잘잘못이 밝혀지기까진 긴 시간이 흐를 것이라 예상했지만, 폭로 내용이 사실이었는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 채 김가람 ‘손절’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아직 미성년자인 김가람이기에 소속사에서도 이번 사안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티스트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소속사 입장에선 일부러 침묵을 택했을 수도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김가람의 활동 중단 후 해당 멤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팬덤은 김가람의 이탈을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소속사 역시 이런 여론을 무시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학폭 관련 사안에 대한 진실은 명확히 밝히기 어려운 점이 많다”며 “방탄소년단의 개별활동 선언으로 차기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위험을 계속 안은 채 르세라핌의 활동을 이어가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소속사는 김가람 흔적 지우기를 시작했다. 르세라핌 공식 홈페이지 멤버 소개란에는 “르세라핌은 사쿠라, 김채원,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 등 다국적 멤버 5인으로 구성된 걸그룹”이라고 적혀 있으며 일부 포털 사이트 프로필에도 김가람의 이름이 지워졌다.

어찌됐든 결국 김가람은 르세라핌에서 탈퇴했고, 이제는 5인 체제 르세라핌에게 주어진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앞서 5인조로 무대에 오른 르세라핌은 김가람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무대를 꾸리며 호평받았다. 여전히 많은 대중이 5인조 르세라핌을 응원하고 있다. 데뷔곡 ‘피어리스’도 국내외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롱런 중이다. 대규모 해외 K팝 무대에 설 날도 머지않았다. 이젠 이들이 그간의 오명을 씻고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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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