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실사영화 ‘인어공주’의 한국어 더빙을 맡은 뉴진스 멤버 다니엘의 목소리 연기가 합격점을 받았다.

개봉 전 호주에서 자란 다니엘이 에리얼의 한국어 더빙을 맡게 된다는 소문에 우려도 제기됐지만, 한국어 OST ‘저 곳으로’(Part of Your World) 뮤직비디오에 이어 본편인 영화 개봉 후에는 아예 논란이 사그라 들었다.

청아한 음색은 물론, 또박또박 분명한 한국어 발음으로 에리얼의 감정을 전달한 다니엘의 목소리 연기가 호평받고 있다.

실사판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은 동화 원작과 달리 한층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소녀로 그려졌다. 아버지인 아틀란티카 바다의 왕 트라이튼의 명령으로 육지로 나가는 게 금지된 다니엘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낯선 세상을 갈망한다.

흑인 인어공주로 낙점된 배우 할리 베일리가 눈빛과 표정, 그리고 목소리 등 3가지 무기로 에리얼을 표현한 것과 달리 다니엘은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에리얼의 갈망을 나타내야 했다.

목소리 연기가 처음인 다니엘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 소녀 에리얼을 비교적 무난하게 표현했다. 전문 성우들처럼 드라마틱하게 성조의 높낮이를 표현하는 것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에리얼이 지닌 소녀다움을 표현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한국어 버전 ‘저 곳으로’를 비롯, 세이렌의 노래 등 에리얼의 노래를 자신만의 섬세한 음색으로 연기하며 관객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어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다니엘은 호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호주에서 보냈다. 어린시절 잠시 한국에 살았지만 초·중등 시절을 호주에서 보냈기 때문에 한국어 연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그는 오디션 준비 단계부터 성실히 임했다는 후문이다. 현장에서 악보만 주어진 채 즉석으로 이루어지는 가창과 대사 테스트를 거칠 때는 화면 속 에리얼의 영어 입모양과 타이밍에 맞춰 한국어 노래와 대사 연기에 도전해 관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엘 뿐만 아니라 에리얼에게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는 바다마녀 울슐라는 베테랑 뮤지컬 배우 정영주가 파워풀한 목소리로 연기해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정영주의 목소리로 듣는 ‘불쌍한 영혼’(Poor Unfortunate Souls)은 ‘울슐라’를 연기한 멜리사 맥카시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기도 했다. 배우 정상훈이 부른 ‘저 바다 밑’(Under the Sea) 역시 원작의 흥겨움을 고스란히 한국어로 옮겨와 즐거움을 줬다.

이같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인어공주’는 개봉 후 세계 곳곳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인어공주’는 실제로 티켓을 구입한 인증 관객 평점 95%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또 다른 영화 자료 사이트 IMDB에서는 미국이 10점 만점에 6.3점, 영국 5.9점, 브라질 5.8점, 캐나다 5.7점, 멕시코 6.3점 등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이같은 엇갈린 반응과 더불어 ‘인어공주’가 한국의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도 혹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30일 현재 네이버의 ‘인어공주’ 관람객 평점은 6.56이다.

엇갈린 관객 반응과 달리 흥행은 순조롭다. 영화 흥행수입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이 영화는 지난 26일 개봉 이후 미국에서 1억1750만달러(약 1560억원)의 티켓 매출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1억8580만달러(약 2460억원)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는 24일 개봉 후 엿새만인 29일 45만 5681명의 누적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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