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 선제골, 전북 V 이끌고도 차분
"부진한 모습에 팬 질타 받는 것은 당연
언젠가 골 넣는다 생각… 하던대로 해"

전북 현대 공격수 조규성(25)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걷는다.
조규성은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울산 현대와 16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38분 소중한 선제골을 넣었다. 전북도 울산을 2-0으로 꺾고 승점 21을 확보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월드컵이 끝난 뒤 유럽 무대 이적설도 불거졌지만, 그는 전북에 잔류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재차 유럽에 도전하겠다는 선택을 내렸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조규성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부상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조규성은 3월19일 대구FC전 이후 두 달을 결장했다. 생각보다 긴 재활을 거쳐 지난달 21일 수원FC전에서 복귀했다. 그리고 울산전에서 복귀 후 3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조규성은 가나전을 연상케 하는 다이빙 헤더로 득점포를 가동했고, 홈 팬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조규성의 시즌 2호골. 조규성의 득점은 지난 3월5일 수원 삼성전 이후 약 석 달만이다. 당시엔 페널티킥이었기에 이번 득점은 조규성의 올 시즌 첫 필드골이기도 하다.
긴 침묵을 깬 조규성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무덤덤했다. 조규성은 "골 넣고 어떤 생각이 들지는 않고 그냥 좋았다. '현대가더비'에서 골을 넣어 다른 경기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규성의 득점 침묵에 그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전북은 올 시즌 출발부터 부진했고, 그 이유로 김상식 감독이 물러났다. 어찌 보면 득점해야 하는 공격수가 짊어진 '숙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김두현 감독 대행도 "선수는 계기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한다. 조규성이 자신감 회복과 흐름 전환에 있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규성은 이 역시 수긍하고 자신을 다잡았다. 그는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언젠간 (골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다. (울산전 득점도) 흘러가는 골 중에 하나다"라며 "팬들의 질타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팀원들이 나를 믿어줬다. 내 할 것만 하고 준비를 잘하자는 생각이었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전주 | 박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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