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 최초
주니어세계선수권 金

서민규(16·경신고 입학 예정)가 '깜짝 우승'으로 차준환 이후 남자 피겨의 기대주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서민규는 2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깜짝 우승'했다.
지난 29일 쇼트프로그램에서 80.58점으로 1위에 올랐던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3.45점, 예술점수(PCS) 76.72점을 합해 150.17점을 획득, 총점 230.75점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일본의 나카타 리오(229.31점)를 1.44점 차이로 제친 것이다.
의미가 크다. 유영과 김예림, 신지아 등 '김연아 키즈'들이 두각을 드러냈던 여자 싱글과 달리, 남자 싱글은 차준환 이후 정체된 경향이 짙었다. 불모지라 여겨졌던 남자 싱글이었지만 서민규는 차준환도 주니어 시절 때 해내지 못한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후계자로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한국 남자선수가 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2018년의 차준환의 5위다. 또 남녀를 통틀어서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의 쾌거를 일궜다.
쇼트와 프리에서 서민규는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쇼트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프리에서는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안정적인 스케이팅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순조롭게 구사한 서민규는 트리플 악셀 단독 점프는 도약에서 흔들리며 1회전인 싱글 점프로 처리했지만, 이후 흔들림 없었다.
트리플 루프와 플라잉 카멜 스핀, 코레오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완성도 있는 연기를 보였다. 10%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는 트리플 러츠, 트리플 플립-더블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 트리플 살코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서민규는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를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국제 경쟁력을 키운 셈이다.  강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