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사람,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달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전 전날인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한 대표팀 훈련에 앞서 고개를 숙였다.

한국땅을 밟은 지난 19일 인천공항에서 표정과 180도 달랐다. 그는 귀국 당시 미소를 보였고 팬을 향해 두 손을 흔들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이날 웃음기를 빼고 취재진 앞에서 두 번이나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는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 인사를 먼저 드린다.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께도 감사하다”며 “아시안컵 기간 많은 사랑과 응원을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 죄송하다. 이번 기회에 너무나 많은 걸 배웠다.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주장 손흥민도 화답했다. 그는 “강인이가 모든 선수 앞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고 등에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사과하는 용기도 필요했는데 (다른) 선수도 마음을 잘 받아줬다. 우리가 더 똘똘 뭉칠 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전날 대표팀에 합류한 뒤 선수단 미팅에 앞서 동료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이강인은 먼저 (동료에게) 가서 인사했다. 식사하기 전에도 그랬다. 선수도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도 자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취재진 질문은 받지 않았다.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뒤 다시 미소를 보이며 훈련에 합류했다.

정현규 피지컬 코치와 별도로 그라운드를 돌며 회복에 집중한 이강인은 전술 훈련에 참가했다.

고요했던 소집 첫날 훈련과 다르게 대표팀의 분위기는 밝았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우렁찬 목소리를 내며 장내를 쩌렁대게 했다. 다만 주력 미드필더 황인범(즈베즈다)이 워밍업하다가 주저앉았다. KFA 관계자는 “큰 이상은 없다. 태국전 출전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 상암=강예진 기자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