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 6일 A매치… 실험 그 이상 의미
첫 해외 태생 혼혈 국가대표 카스트로프
필요했던 '싸움닭', 중원에 새 바람 기대
서른 중반 손흥민, '월드컵 활용법' 고민
최전방 혹은 경기 흐름 바꿀 '조커' 역할
실험 그 이상의 의미다.
3개월 만에 완전체를 이룬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월드컵 개최지에서 홈 팀 미국과 격돌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FA)랭킹 23위인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2시(LA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15위)과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미국전 사흘 뒤인 9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지난 6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11회 연속(통산 12회)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한국은 7월 K리거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했다. 월드컵 예선 기간 지향하는 4-2-3-1 포메이션을 앞세워 젊은 선수까지 중용, 새바람을 불어넣은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 기간 스리백 전술을 처음으로 실험했다. 세계적인 강호와 겨루는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실리적인 수비와 역습을 그렸다. 다만 '반쪽짜리' 대표팀이었다. 또 아시아 국가(중국.홍콩.일본)만 상대했다. 선수에게 이해를 구하면서 전술을 시행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해외 리그 소속 선수가 모두 합류한 이번 미국, 멕시코와 2연전은 본선을 대비해 경쟁력을 쌓는 실질적인 시작점이다. 스리백 요원만 해도 동아시안컵 기간 핵심 노릇을 한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박진섭(전북)이 재차 홍 감독의 부름을 받은 가운데 '괴물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 등 유럽파가 가세한다.
◇ '해외 태생 혼혈' 카스트로프, 역사적 첫 출격 대기
단순한 전술 실험을 넘어선다. '순혈주의' 정서가 강했던 A대표팀에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혼혈 자원이 가세했다. 독일 분데스리거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드바흐)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독일 연령별 대표를 지냈다. 이번시즌 분데스리가 1부 무대까지 밟으며 성장을 지속했다.
독일축구협회(DFB)의 관심에도 '어머니의 나라' 한국의 A대표팀을 선택했다. 미국에서 동료, 코치진과 만난 그는 어설프지만 한국어로 인사를 나누며 태극전사로 녹아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손흥민(LAFC) 이재성(마인츠) 김민재 등 영어와 독일어로 소통할 동료도 존재한다. 그만큼 적응 속도를 더 늘릴 수 있다.
카스트로프의 주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는 한국의 취약 포지션이다. 특히 볼란치(수비형)에 탁월한 유형인데, 싸움닭처럼 거친 수비와 에너지 넘치는 활동량이 두드러진다. 공격 지향적이고 패스에 능한 미드필더를 그의 파트너로 두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진규(전북) 등 또다른 '패서'와 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커' 손흥민, 북중미 활용법 윤곽 드러난다
커리어 네 번째이자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을 바라보는 '캡틴' 손흥민의 쓰임새도 관심사다. 지난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10년을 몸담은 그는 지난여름 LAFC 유니폼을 입으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무대를 옮겼다. 빅리그 만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벗어나 선수 황혼기 '행복 축구'를 그린다.
특히 LAFC에서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다. 왼쪽 윙어를 주포지션으로 하는 그는 토트넘에서 종종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했다. 홍 감독은 한국 나이로 서른 중반에 다다른 손흥민의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월드컵 본선까지 최적의 활용법을 고심 중이다.
현재로서는 잦은 스프린트와 부상 리스크가 있는 윙어보다 최전방 자원으로 기용할 뜻을 품고 있다. 때론 공격 전 지역에서 '조커' 노릇도 할 수 있다. 왼쪽 측면엔 배준호(스토크시티)처럼 대체할 자원이 있다. 북중미를 향하는 홍명보호의 새 비전이 펼쳐진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