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분데스리가 공식 채널도, 심지어 바이에른 뮌헨도 김민재를 비중 있는 선수로 여기지 않는 모습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에 등극한 뒤 5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념 영상을 올렸다. 우승을 축하하며 시즌을 돌아보는 영상인데 섬네일에서 김민재를 찾아볼 수는 없다. 뱅상 콩파니 감독을 비롯해 우승의 주역인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 요주아 키미히 등 총 11명의 인물이 들어갔다.
같은 날 분데스리가 공식 채널도 바이에른 뮌헨 우승 기념 노래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올렸는데 마찬가지로 김민재의 얼굴은 없었다. 키미히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가운데 같은 포지션이지만 김민재보다 출전 시간이 적은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다이어 등은 섬네일에 포함됐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공교롭다. 마치 짜고 친 듯이 김민재의 얼굴을 동시에 빼먹었다. 이번시즌 김민재가 팀에서 차지했던 비중을 생각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자 바이에른 뮌헨은 뒤늦게 섬네일을 김민재가 포함된 사진으로 교체했다.
김민재는 이번시즌 분데스리가 27경기에 출전해 총 2289분을 소화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보다 많은 시간을 뛴 선수는 키미히(2667분)가 유일하다. 센터백 우파메카노는 20경기에서 1763분을, 다이어는 19경기에서 1285분을 뛰었다. 두 선수 모두 김민재에 미치지 못한다. 다이어의 경우 김민재보다 1000분 넘게 덜 소화했다.
게다가 김민재는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한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서며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에 기여했다. 공헌도를 따지면 수비 쪽에서는 김민재를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유튜브 영상 섬네일이 별 게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상징적인 면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게 당연하다.
김민재를 향한 박한 평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키커, 빌트 등 독일 현지 언론에서는 늘 김민재에게 평점을 짜게 준다. 다이어, 우파메카노를 대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 김민재는 특히 다이어보다 경기에 나설 경우 하는 일이 더 많다. 다이어는 발이 느리고 수비 반경이 넓어 스피드가 있고 활동량이 많은 김민재가 더 많은 공간을 커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실수라도 하면 김민재는 늘 '독박'을 써왔다.
고의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이번 섬네일 사건에서도 김민재를 향한 푸대접이 반복됐다. 이 정도로 같은 일이 벌어지면 마냥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