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 이라크 원정’ 홍명보호, 필사즉생 의지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 재도전

그야말로 ‘필사즉생’의 각오다.

고온다습한 기후, 불안정한 현지 정세 등 어느 때보다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중동 원정’이다. 그러나 ‘아시아 상위 레벨’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행 조기 확정에 재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3시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의 바스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한국이 이라크 원정 경기를 치르는 건 지난 1990년 2월 바그다드에서 치른 평가전(0-0 무) 이후 35년 만이다.

승점 16(4승4무)으로 B조 1위를 달리는 한국은 이라크(승점 12·3위)와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쿠웨이트와 최종전(10일·서울) 결과에 관계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현재 2위는 승점 3 차이인 요르단(승점 13)이다.

방심은 없다. 이미 지난 3월 오만, 요르단과 안방에서 치른 2연전에서 주력 선수의 컨디션 난조, 전술 플랜B의 약화로 연달아 1-1 무승부에 그친 적이 있다. 월드컵 본선행을 3개월 전 확정할 수 있었으나 이달 재도전한다.

여전히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이 높지만 이라크전에 실패하면 안방에서 부담스러운 마지막 일전을 벌여야 한다. 그만큼 홍 감독은 원정이지만 최적의 폼을 지닌 태극전사를 중심으로 주도하는 축구를 그리고 있다. 한국은 낮 최고 45도까지 치솟는 현지 무더운 날씨 속 야간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다.

최대 관건은 발 부상에서 100% 회복하지 않은 ‘캡틴’ 손흥민(토트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3월에 이어 6월 소집에도 빠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버텨온 전,후방 공백이다.

홍 감독은 오랜 기간 이를 염두에 두고 컨디션이 좋은 K리거를 플랜B로 관찰해 왔다. K리그1 전북 현대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득점 1위 전진우와 수비의 핵심 박진섭이 대체자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진은 ‘차세대 리더’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황희찬(울버햄턴) 등 경험을 지닌 또 다른 유럽파가 중심이 된다. 중원은 지난 3월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대기 중이다.

이라크는 안방이지만 한국의 화력을 의식, 밀도 있는 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으로서는 3개월 전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한 만큼 두 번의 실패는 없어야 한다. 밀집 수비 극복의 1차 열쇠는 측면.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설영우(즈베즈다) 등 사이드백의 전략적인 위치 설정, 적재적소 공격 가담이 중요하다.

지난 3월 오만전에서 선발로 데뷔해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왼쪽 풀백 이태석은 “날씨가 더운데 몸 관리나 멘탈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모든 걸 이겨내야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다”며 승리에 대한 간절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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