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 자연스럽게 생기면 너무 감사하게 키우고 싶다.”
이 한마디에 댓글창이 들끓고 있다. 2022년 방송에서 이효리가 했던 2세 관련 발언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재소환되며, 또다시 ‘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시험관 시술에 도전하는 예비 산모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작 그 발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디에도 특정인을 향한 비하나 조롱, 혐오의 태도는 없다.
이효리는 단지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말했을 뿐이다. 의학적 선택을 부정하거나, 시술 중인 여성들을 깎아내리는 맥락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효리는 당시 방송에서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 의학의 힘을 빌리고 싶진 않다. 자연스럽게 생기면 너무 감사하게 키우고 싶다”라고 덧붙이며 “주변에 58세에 첫아이를 낳은 분이 있어서 용기를 얻고 있다”라고도 밝혔다.
게다가 이효리는 읽은 책 내용을 소개하며 포괄적 사랑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인도에서 아기가 생기지 않아 고통받는 여자의 이야기인데, 그 여자가 ‘나는 비록 내 아이는 없지만 모두의 어머니로 살아야겠다’라고 마음먹더라. 내가 만나는 모든 존재를 자식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겠다는 거다. 꼭 자식을 통해서만 헌신을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 했다.
아이가 생기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어머니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태도를 덧붙이며, 생물학적 출산이 아니어도 헌신과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는 발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시험관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상처받을 수 있다, 시술 중인 예비 엄마들을 무시했다”라고 반응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이효리의 말보다 더한 일반화와 오독이다.
누군가는 자연임신을 원하고, 또 누군가는 시험관을 통해 부모가 되기를 꿈꾼다. 선택지는 다르고, 그 선택에는 나름의 이유와 절박한 사정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다름’을 받아들이는 시선이다.
다양성과 포용을 말하는 시대에, 유독 누군가의 ‘개인적 선택’에는 유난히 예민한 잣대를 들이댄다. 연예인이 대표적 대상이다.
하지만 연예인이 항상 ‘정답 같은 말’만 해야 한다는 건 지나치게 교정적이다. 연예인은 인기인이지 공인이 아니다. 교과서도 아니다.
연예인 역시 공동체를 구성하는 일부이고, 이들의 생각도 각각으로 존재한다. 그렇기에 대화와 존중의 공간이 생기는 법이다.
시험관을 선택한 이들이 힘들고 고귀한 여정을 걷고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라는 이의 말도 우리는 소중한 삶의 한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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