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가 지난주 전세계에서 이름을 떨쳤다. 송영한은 아시아 투어에서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의 추격을 1타 차로 막아내고 우승했고, LPGA 투어에서는 김효주(21)가 개막전 우승컵을 차지했다. 또 최경주(46)는 PGA투어가 악천후로 순연됐지만 1타 차로 선두를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랭킹 204위인 송영한은 31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 세라퐁 코스(파71,7398야드)에서 재개된 아시아투어 싱가포르 오픈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무섭게 추격하던 스피스(11언더파 273타)를 1타 차로 따돌린 그는 마침내 2013년 프로 데뷔 후 감격적인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송영한과 스피스는 전날 경기가 악천후로 순연되면서 하루 넘겨 다음날 잔여 경기를 치렀다. 2타차 단독 1위로 나선 송영한은 전날 16번홀(파4)에서 15피트 거리의 부담스러운 파 퍼트를 남겨둔 상황.
공동 2위 스피스는 18번홀(파5)에서 5피트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기고 경기를 마쳐 유리해 보였다.
스피스가 버디를 낚고 송영한이 파 세이브에 실패면 자칫 동타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무너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지난 3년동안 시련을 수없이 겪은 송영한은 침착했다. 31일 속개된 경기에서 스피스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압박했지만 송영한은 16번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1타차 선두를 유지한 송영한은 남은 2개 홀을 파로 막으며 세계랭킹 1위인 스피스를 따돌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효주는 31일 바하마 파라다이스의 오션 클럽 골프코스(파73,6625야드)에서 열린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8개(보기 1개)를 쓸어담는 맹타를 휘둘러 합계 18언더파 274타로 2위 그룹을 2타 차로 밀어내고 투어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23)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도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김효주의 컴퓨터 샷에 더는 힘을 쓰지 못하고 2타 뒤진 공동 2위(16언더파 276타)에 머물렀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김효주는 지난해 아픔을 안겨줬던 김세영과 한 조에서 맞대결을 펼쳐 완승을 거뒀다.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3번 홀까지 파로 막으며 샷을 조율한 후 4~6번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후반 들어서도 불붙은 샷은 식지 않았다. 12~14번 홀까지 다시 3연속 버디를 솎아내 우승을 예약했다. 12번 홀(파3) 15피트 거리의 버디 퍼트로 단독선두로 올라섰고, 13번 홀(파4)에서는 12피트짜리 버디 퍼트, 14번 홀(파4)에서는 3피트 거리의 버디 퍼트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3타 차 선두를 질주했다.
김효주는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루이스에게 1타 차까지 추격을 당했으나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8피트 거리에 떨어뜨린 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효주, 김세영 외에 이일희(28)가 15언더파 277타로 공동 5위, 곽민서(25)가 14언더파 278타로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톱10에 4명의 코리안 시스터스가 포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