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김현수 모두 잘해야 서로 좋아…응원할 것"
"수술한 지금 상태로는 유격수보다 3루수가 낫다고 생각"

(브레이든턴<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5년 KBO리그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해 데뷔한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기 중 무릎 부상을 당하전까지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16을 기록하고 견고한 수비력까지 펼치며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강정호의 활약은 올해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한국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강정호는 작년 성적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 있는 파이리츠 시티 훈련장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강정호는 "작년에는 성공적이라기보다는 어느정도로만 적당히 한 것 같다"며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데뷔 시즌을 돌아봤다.

이날 첫 공식 전체훈련을 순조롭게 소화한 그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수비하다가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부딪혀 왼쪽 무릎 부위에 큰 부상을 당한 강정호는 "올해 목표는 일단 빨리 낫는 것"이라며 복귀 열정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거 동료가 된 박병호와 김현수에 대해서는 "모두 잘하면 서로 좋을 것이다. 다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재활훈련과 팀 공식훈련 계획은.

▲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다른 선수들과 같이 하고, 나머지는 따로 개인적으로 재활 훈련을 할 것 같다. 최대한 팀과 같이 하려고 한다.

-- 지금 상태는.

▲ 수비와 타격 모두 100%는 아니다. 땅볼 받는 것과 배팅 치는 정도다.

-- 4월 중순 복귀 전망이 나오는데, 복귀 시점 목표가 있나.

▲ 아직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나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 체격이 더 좋아진 것 같다.

▲ 계속 여기서 훈련을 해서 그런 것 같다.

-- 박병호, 김현수 등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들 간 경쟁구도가 생길 수도 있겠다.

▲ 어쩔 수 없이 비교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 더 잘할 것이다. 잘하면 서로 좋으니 서로 응원해줄 것이다. 자극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전혀 그런 것 없이, 다 잘했으면 좋겠다. (새러소타에서 훈련하는) 김현수와는 가까워서 자주 만났는데, 이제는 쉬는 날이 없어서 서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 박병호, 김현수에게 조언도 많이 해줬다는데.

▲ 저도 1년차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알려줬다. 원정 이동할 때 대부분 정장을 입고, 원정 야구장에 나갈 때는 와이셔츠 같은 것을 입는 것 등이다. 클럽하우스 분위기도 알려줬다.

--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어떤가.

▲ 무척 개방적이다. 다 친구들이기 때문에 편하게 할 수 있다. 개인적인 부분들만 안 건드리면 편하게 지낼 수 있다. 여기는 모든 국적의 선수들이 다 모여서 다 친구가 되는 것 같다.

-- 김현수는 클럽하우스에 여기자가 들어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하던데.

▲ 미리 말해줬었는데…. 저도 처음에는 좀 그랬다. 그런데 있다 보니 익숙해졌다.

-- 작년 데뷔 시즌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본인 생각은.

▲ 성공적이라기보다는 어느정도만, 적당히 한 것 같다. 아직 보여줄 게 많다. 올해 작년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

▲ 전체적으로 다 그런 것 같다. 수비, 방망이, 타율, 타점, 홈런 모두. 좋았다는 평가가 있더라도 나는 그것보다 더 잘해야 한다.

-- 작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 첫 홈런이지 않을까 한다. 좋았다. 그런데 팀이 져서 아쉬웠다. 홈런을 빨리 쳐야 한다고 조급해하지는 않았었다.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온다는 생각으로 제 할 일에 집중하면서 기다렸다.

-- 한국에서는 최고의 유격수였지만, 올해 3루수로 거론되고 있다. 수비 포지션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 모르겠다.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수술한 지금 상태는 아무래도 3루가 낫지 않을까 한다. 유격수에 대한 생각은 상태를 고려해서 더 좋아지면 해야할 것 같다.

-- 미국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 다른 팀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파이리츠는 선수들이 다 착하고 다 잘해줘서 저도 잘 할 수 있었다. 여유 시간은 거의 통역(김휘경씨)과 둘이 보내는데, 특별히 하는 것은 없지만 같이 미국 드라마를 많이 본다.

-- 왼쪽 발목에 자신의 얼굴을 새긴 문신이 화제다.

▲ 왜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한 2년 전(2014년 12월)에 한 거다.

-- 올 시즌 각오는.

▲ 아직은 구체적으로 잡은 게 없다. 빨리 낫는 것뿐이다. 무릎 상태는 아직 조금은 아프지만 많이 좋아지고 있다. 작년에는 모든 게 처음이어서 부족한 게 많았고 준비 과정이 안 좋았다. 그러나 올해는 뭔가 제대로 알고 준비하는 것 같다. 좀더 여유롭게 준비하고 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