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내 성장의 원동력이다.”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에 초청돼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이대호(34)가 안정적인 활동 대신 치열한 경쟁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대호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언제나 경쟁 속에서 발전했다. 그것이 정말 즐겁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해 1년여만에 투수에서 야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아무 것도 보장된 것이 없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살벌한 생존경쟁의 승자가 됐다. 한국에서 최고의 타자에 오른 뒤 일본 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겨 일본 열도까지 평정했지만 그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배들이 줄줄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이대호는 가장 늦게 스플릿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의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낯선 무대에서 또다시 서바이벌경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대호는 “나는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는 야구를 하는 모든 선수들의 종착지”라며 꿈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고 경쟁을 하게 된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 즐겁다고 말했다. 

‘꿈의 완성’을 위해 이대호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수비다. 일본에서는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지만 시애틀의 스콧 서비스 감독이 1루 수비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주전 1루수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좌타자 애덤 린드다. 서비스 감독은 플래툰 시스템(좌·우타자를 투수에 따라 번갈아 기용)을 적용하기 위해 우타자 이대호와 헤수스 몬테로, 가비 산체스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백업 1루수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이대호로서는 수비 능력을 보여줘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서비스 감독은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훈련하고 또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에 적응할 시기다. 이대호가 한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훈련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다른 점은 있을 것이다. 이대호는 우리 팀 번트 수비와 컷오프, 중계 플레이 등에 모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감독은 “ 이대호는 수비를 소화해야만 하고 그것이 우리 팀의 목표이기도 하다. 선수도 이를 받아들이고 훈련을 한다. 매니 악타 코치와 함께 연습하더니 점점 수비를 편하게 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AP통신은 이대호의 어머어마한 체격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6피트4인치(약 193cm), 250파운드(약 113kg)의 이대호가 배팅 케이지에 서면 주변 동료들이 난쟁이로 보인다. 작년보다 15파운드(약 7kg)를 감량했다는데 민첩함은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적었다. 이대호도 “프로 무대에서 14년을 뛰었는데 올해 가장 철저하게 몸을 만들었고 준비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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