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인 선수가 두자릿수 오버파를 기록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박인비(28)가 손가락 부상으로 최악의 라운드를 펼친 뒤 결국 기권했다.
박인비는 26일 미시간주 앤 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0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첫라운드에서 버디도 3개를 잡았지만 보기 8개에다 더블보기 1개, 그리고 퀸터플보기(5오버)까지 범하며 12오버파 84타를 기록해 최악의 스코어를 적어냈다.
박인비는 2009년 6월 웨그먼스 LPGA 4라운드 경기에서 9오버파 81타, 2007년 6월 웨그먼스 LPGA 2라운드 경기에서 8오버파 80타, 지난 1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7오버파 80타를 기록했었지만 두자릿수 오버파를 친 것은 공식대회서 처음이다.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 재발이 원인이다. 박인비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기권했다.
박인비는 이날 경기 시작과 함께 1, 2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3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살아나는 듯 보였지만 결국 3타를 잃으며 전반 경기를 마쳤다. 후반 경기에서는 최악이었다. 10번 홀(파4)에서는 무려 5타를 잃으며 무너졌다. 드라이버로 친 첫 티샷이 OB구역으로 날아갔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티샷마저 경계선을 넘어갔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기권했지만 오는 6월 KPMG PGA 챔피언십에 출전하면 LPGA 명예의 전당 가입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박인비는 "최근 원하는 스윙이나 하고 싶은 동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홀에서 무기력한 느낌을 받아 자신감을 잃게 될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현재의 부상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을 거라는 의사의 말에 출전하게 됐고, 지난 대회에서 라운드를 끝내지 못하고 기권한 게 마음에 걸려 오늘은 최대한 경기를 마무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크리스티나 김은 이날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1개로 8언더파 64타를 쳐 모처럼 리더 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고 이 대회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아리아 주타누간(태국)이 7언더파 65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유소연(26)은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로 이민지(20)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