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렸던 월드시리즈 5차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2018시즌은 모두 끝났다. 다저스타디움의 클럽하우스는 텅 비었다. 한인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류현진(31)도 이젠 LA 다저스 선수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며 맺은 6년 계약이 28일로 끝났다. 그는 이제 FA(자유계약선수)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일단 희망을 안겼다. 그는 전날 취재진들과 만나 "이번 겨울 FA 시장은 투수들에게 아주 좋은 시장이다. 특히 좌완에게 그렇다. 30대의 FA 투수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류현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좌완인 류현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 틀림없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 나올 좌완 투수들은 많이 있지만 지난 성적을 봤을 때 류현진은 특A급은 아니더라도 A급 투수로 평가받아 모든 FA들이 원하는 다년계약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보라스는 류현진이 연 평균 1000만 달러의 연봉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류현진은 원소속팀인 다저스와 협상할 기회를 갖는다. 서로에 대해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류현진은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LA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몇 차례 드러냈다.
우선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종료 후 5일 안에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수도 있다. 이 오퍼를 류현진이 수용하면 179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1년 더 다저스 선수로 뛰게된다.
하지만 다저스가 이 오퍼를 제시할 가능성도 낮고, 제시한다 하더라도 류현진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그래서 구단이나 류현진 측 모두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저스에는 류현진 외에도 투수 자원이 넘친다. 클레이튼 커쇼의 옵트 아웃 선언 여부가 류현진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둘 다 떠나도 다저스에는 올 시즌 새로운 에이스로 입지를 다진 워커 뷸러와 알렉스 우드, 마에다 켄타, 로스 스트리플링이 있다. 또 훌리오 유리아스도 내년 시즌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다저스가 굳이 큰 돈을 들여 선발을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다저스는 류현진보다는 3일 안으로 있을 커쇼의 옵트 아웃 선언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커쇼는 2014년 7년 동안 2억1500만 달러를 받는 대형 계약을 맺을 때 5번째 시즌을 마치고 옵트 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따라서 옵트 아웃 선언하게 되면 다저스와의 남은 2년의 연봉 6500만 달러를 포기하고 FA가 된다.
커쇼는 5차전이 끝나고 나서도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고 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옵트 아웃을 선언하지 않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년 65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연봉에다 5~6년의 다년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올 시즌 그가 보여준 기량으로는 그가 원하는 조건을 맞춰주는 팀이 그다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커쇼가 다저스에 남게 되면 류현진이 다저스를 떠날 확률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류현진이 어디로 가느냐는 사실 30개 구단이 모두 후보라서 딱히 지명할 수가 없다. 내년 시즌을 위해 선발을 보강해야 하는 팀은 모두가 류현진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선발이 시급한 팀으로는 추신수가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비롯해 토론토 불루제이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이 꼽히고 있고, LA 에인절스 역시 류현진을 영입할 만한 후보 중 한팀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