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11월 제주의 심술맞은 바람 탓이 었을까. 1일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7433야드)에서 열린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 with MTN(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1라운드에서 한 홀 최다 아웃오브바운즈(OB) 진기록이 나왔다. 첫 조로 경기한 신경철(28)은 4번 홀(파4·424야드)에서 무려 18타를 적어냈다. 그는 이 홀에서 무려 7개의 OB를 범했다. 티샷에서 5개, 두 번째 샷에서 2개의 OB가 났다. 드라이버로 3개의 OB가 나자 2번 아이언으로 바꿔 티샷을 했지만 2개의 OB를 더 낸 뒤 3번 아이언으로 샷을 해 간신히 볼을 페어웨이에 보냈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 또한 두 번이나 OB가 났다. 한 홀에서 7개의 OB와 18타를 적어낸 것은 KPGA 코리안 투어 사상 처음이다. 역대 한 홀 최다 OB, 최다타수다. 4번 홀에서만 7개의 공을 잃어버린 신경철은 이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에 1개의 볼로 나머지 14개의 홀을 소화하며 끝까지 경기를 마쳤다. '20오버파 92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나오는 신경철의 얼굴은 잔뜩 굳어있었다. 그는 "90대 타수를 기록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중학교 2학년때쯤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샷이 안되는 게 아니었다. 경기 후반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2009년 프로 자격을 땄지만 다른 직업을 전전하는 등 방황하다 올해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이다.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98위에 머물러 내년 시즌 확보를 위해 다시 시드전을 치러야 한다.

제주 | 유인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