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여자친구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갑작스러운 해체 소식에 아쉬움이 크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6년을 보내왔던 6명의 멤버였기에 이들의 새로운 출발에도 많은 관심이 모인다.

지난 22일을 끝으로 그룹 여자친구(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와 소속사 쏘스뮤직 사이의 전속계약이 만료됐다. 6명의 멤버 모두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18일 쏘스뮤직은 “여자친구와 당사는 오랜 고민과 논의 끝에 각자의 길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로 뜻을 모았다”고 해체를 알렸다.

가장 충격을 안게 된 건 단연 여자친구 공식 팬덤 ‘버디’다. 여자친구 멤버 엄지는 공식 발표 전까지 팬들을 위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팬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멤버들의 활동을 담은 콘텐츠가 게재되기도 했다. 전속계약 만료 발표를 앞두고 팬들과 활발히 소통해왔기에 여자친구의 해체 소식은 더욱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이에 여자친구 멤버들은 혼란스러워하는 팬들을 위해 자필 편지를 게재하며 진심을 전했다. 신비는 “지난 6년간의 추억 모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담았고, 은하는 “팬분들에게 속상함을 안긴 것 같아 마음 아프다”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주는 “6년이라는 값진 시간 동안 함께 울고 웃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남겼고, 예린은 “20대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지난 2015년 데뷔한 여자친구는 파워 청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데뷔곡 ‘유리구슬’을 시작으로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 ‘핑거팁’, ‘귀를 기울이면’, ‘밤’, ‘해야’ 등 다수 히트곡을 내놓으며 굵직한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고 매년 인기상, 퍼포먼스상 등을 받으며 K팝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쏘스뮤직이 지난 2019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자회사로 인수 합병됐고, 이후 많은 팬들은 하이브 레이블즈와 함께 더욱 성장할 여자친구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정규 3집 ‘회:발푸르기스의 밤’(回:Walpurgis Night)은 ‘여자친구’의 마지막 앨범이 됐다.

여자친구로서는 막을 내리지만 여섯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소원은 “앞으로 끝이 아닌 시작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것을 채워 나가보도록 하겠다”고 또 다른 시작을 약속했다. 엄지 역시 “많은 게 낯설어질 시간들에 앞으로 차차 적응해가야 한다는 게 조금은 겁이 나기도 하지만 지켜봐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라도 씩씩하고 멋지게 나아가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여자친구의 다음 행보에 대한 다양한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뚜렷한 솔로 활동을 하지 않고 그룹 활동에 주력해왔던 멤버들이기에 각자 행보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OST, 피처링 등의 활동을 해왔던 멤버들은 이제 쏘스뮤직이라는 둥지를 떠나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경쟁력을 다지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팬들은 여자친구의 재결합을 기원하고 있다. 일각에선 멤버들이 다른 기획사에 단체로 이적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비스트도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 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하이라이트로 새 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걸그룹 중에선 이러한 전례가 없고, 하이브가 여자친구라는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 장벽이 존재, 당분간은 여자친구의 완전체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숱한 그룹이 그랬듯 멤버들 간에 소속사가 갈리게 되면 스케줄 문제 등 협의할 사안이 많아지면서 완전체 활동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속계약 종료가 여자친구의 무조건적인 해체를 의미하지 않고 소속사가 달라도 멤버들의 의지로 재결합하는 아이돌도 많기 때문에 각자의 적을 두고 1년 중 일정 기간 그룹 활동에 대한 보장을 받아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자친구의 해체 소식에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새 출발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뛰어난 가창 실력, 화려한 칼군무 퍼포먼스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을 얻은 여자친구. 그룹으로서의 여정은 끝났지만 연예 활동의 제2막을 연 여섯 명이 어떤 모습으로 다시 팬들과 만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