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달인’ 이미지는 허상이었을까.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18년간 음원 수익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가운데 드라마 및 예능 다수에서 활약해온 그의 출연료 행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21일 이승기가 2004년부터 137곡을 발표하고 2009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음원으로 96억원을 벌어들였으나 그의 수익은 0원이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이승기 측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음원료 수익 내역을 제공하고, 앨범들에 관해 발생한 수익금을 정산해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또한 이승기는 이미 소속사에 투명한 정산을 요구한 적이 있으며, 소속사 측은 그를 ‘마이너스 가수’라고 지칭하며 수익을 나눌 수 없다고 했다는 전언이다.

앞서 소속사 측은 “이승기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았고, 그에 따라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답변을 준비 중이다. 당사는 쌍방 간에 오해 없이 원만하게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디스패치의 보도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보도는 이승기의 음원 수익에 관련된 것이며, 그의 방송 수익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그간 무대보다는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 ‘마우스’, 예능 ‘써클 하우스’, ‘싱어게인2’, ‘신세계로부터’, ‘편먹고 공치리’, ‘범인은 바로 너’ 등 방송 활동에 주력해왔다. 이에 출연료 정산은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방송 수익 배분 역시 상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이승기는 지난해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싱어게인2’ MC를 맡게 됐다고 전하며, “‘싱어게인’ 출연료 얼마 받는지 정확히 모른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의혹은 불어나는 분위기다.

은행원 출신 부모 밑에서 자란 이승기는 한때 연예계 재테크 달인으로 통했다.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는 저축에 집중하는 그만의 재산관리법을 조명했고, 그는 이러한 이미지에 힘입어 장기간 K은행 전속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데뷔 때부터 몸담았던 소속사와의 정산 분쟁에 놓여 더욱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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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후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