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가상 아이돌이 할리우드 권위에 도전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이 미국 엔터테인먼트 심장부라 할만한 아카데미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 골든 글로브를 노린다. 영화 ‘겨울왕국’에 버금가는 인기를 보여준 덕분에 수상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K팝 기반 OST, 오스카 주제가상 ‘다크호스’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곡 ‘골든(Golden)’은 현재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Best Original Song)’ 부문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빌보드 메인 차트를 장악한 전례 없는 대중적 성공에 기반한다.
‘골든’을 향한 외신의 평가는 심상치 않다. 시상식 예측 전문 매체인 골드 더비(Gold Derby)를 비롯해 버라이어티(Variety) 등 다수 매체는 ‘골든’을 유력 후보로 분류했다. 외신은 ‘골든’이 빌보드 핫 100에서 장기간 1위를 기록한 것은 애니메이션 콘텐츠로서 전례 없는 ‘문화적 현상’이며, “아카데미 투표자들이 이 대중적 파급력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K팝을 전면에 내세운 해외 제작 애니메이션의 음악이 미국 영화 시상식의 정점에 도전한다는 것은, K팝이 이제 ‘문화적 현상’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 제작의 핵심 소재’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골든’이 주요 시상식에서 수상까지 이어진다면, K팝이 디즈니, 픽사 등 전통 강자들이 독점하던 음악 부문에서 ‘글로벌 메인스트림’ 콘텐츠로 인정받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오스카·그래미·골든 글로브 동시 조준
‘케데헌’의 도전은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 자체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평가받고 있다. K팝과 한국의 무속을 결합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비주얼이 평론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더불어 음악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케데헌’ OST 앨범 자체가 ‘최우수 비주얼 미디어를 위한 편집 사운드트랙 앨범상’ 등을 겨냥하고 있다. OST의 상업적 성공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셈이다. 여기에 골든 글로브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 지명까지 유력하다. 미국 내 최고의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 글로브까지 노린다면 시상식 시즌 내내 ‘케데헌’은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