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기회는 남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끝내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작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 만큼 오스카 레이스는 계속될 전망이다.

‘헤어질 결심’은 11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베벌리힐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한 제 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비영어 작품상(옛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클로즈’(네덜란드·프랑스·벨기에),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 ‘RRR:라이즈 로어 리볼트’(인도) 등 네 작품과 경합을 벌였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해당 부문은 아르헨티나의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가 수상했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만에 내놓은 장편영화다. 변사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스릴러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 비영어 작품상(옛 외국어영화상) 수상이 유력했지만 아쉽게 불발되면서 K콘텐츠의 골든글로브 연속 수상도 멈췄다.

K콘텐츠는 2020년과 2021년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비영어권 영화 작품상의 옛 명칭), 2022년 ‘오징어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3년 연속 골든글로브 수상의 쾌거를 전한 바 있다.

박찬욱 감독 개인으로서는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가 이번이 처음이다.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4차례 수상하며 ‘칸느 박’이라는 애칭을 얻은 박감독이지만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와는 좀처럼 연이 닿지 못했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이 골든글로브 수상에 실패해도 오스카를 향한 여정은 이어진다. ‘헤어질 결심’은 16일 LA에서 열리는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Critics Choice Awards)에서 ‘헤어질 결심’은 최우수 외국어영화 후보에 올랐다.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는’ 미국의 방송·영화 비평가들이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해 ‘오징어게임’이 2관왕을 차지했다.

과거 ‘미나리’의 윤여정도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최종 후보에 지명되지 못했지만 그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들어올린 사례도 있기 때문에 낙담하기엔 이르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19일 발표하는 제76회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도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편집상, 오리지널 각본상 등 4개 부문의 예비후보로 선정됐다.

한편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는 이달 24일 발표되고 시상식은 3월 12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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