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범죄종합선물세트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빅뱅 출신 승리(33·본명 이승현)가 다시 세상으로 나온다.

이른바 ‘버닝썬’ 사건에 연루돼 성매매 알선과 상습도박 등 각종 혐의로 구속수감됐던 승리가 1년6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오는 11일 만기 출소한다. 출소시간은 형기가 만료되는 11일 자정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피성 군입대’로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진지 3년만이다.

오는 11일 새벽 출소하는 승리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지, 입대하던 그날처럼 침묵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러 건의 사건에 연루돼 재판 출석 당시 입을 굳게 다물었던 점을 미뤄보면 별다른 답변 없이 교도소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승리의 파란만장 3년, 도피성 군입대→국군교도소 수감→여주교도소 출소

2019년3월 ‘버닝썬’ 사건과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동시에 터져나오며 화제의 중심에 선 승리는 두번의 구속영장 기각 후 이듬해 3월 9일 ‘도피성 군입대’를 선택했다. 이후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국군교도소에 수감됐고, 전역 후 여주교도소에서 징역을 마쳐 3년만에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

연예계 뿐만 아니라 사회 뇌관을 뒤흔든 버닝썬 사건은 지난 2018년 말 빅뱅 출신 승리 소유의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단순 폭행 사건인 줄 알았던 버닝썬 사태는 마약 유통 및 탈세, 성범죄, 원정 도박,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번졌고 그 중심엔 승리가 있었다.

승리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횡령, 특수폭행교사 등 총 9개의 혐의를 받았다.

지난 2020년 1월 불구속 기소된 승리는 돌연 입대해 ‘도피성 입대’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민간법원의 재판이 군사법원으로 넘어가면 형량이 비교적 가벼워져 국방의 의무가 범죄에 대한 반성과 속죄의 수단으로 변질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병무청은 병역 의무자가 범죄 행위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경우 수사기관의 장이 요청하면 해당 병역 의무자의 입영일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미 승리는 입대를 한 후였다.

1심은 승리의 9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승리 측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1심보다 줄어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승리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년 가까운 시간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또 1년 가까이 재판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온 승리는 2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형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국민의 공분을 샀다.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승리가 치열했던 10개월 여의 법적 공방이 무색할 정도로 짧은 옥살이를 끝내며 얼마나 반성했을지는 의문이다.

당초 승리는 2021년 9월 16일 전역할 예정이었으나, 1심 실형에 따라 법정 구속되면서 병장 신분으로 국군교도소에 수용됐다. 병역법상 복무기간 중 구속되면 전역이 보류될 수 있다. 이후 지난해 6월 대법원의 실형 확정으로 민간 교도소인 여주교도소로 옮겨져 수용됐다. 병역법상 징역 1년6개월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으면 자동 전역한다.

◇승리 사태 이후 와해된 빅뱅, 멤버 뿔뿔이 홀로서기
승리의 출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활동 복귀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만기 출소한 승리는 법적인 책임은 다했다고 볼 수 있지만, 얼굴이 알려진 공인으로서 성매매 알선과 상습도박 등 그가 받은 혐의들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연예계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승리의 불명예스러운 탈퇴 후 한국을 넘어 아시아 톱그룹으로 발돋움했던 빅뱅 멤버들도 지난 3년간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리더 지드래곤만 기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남았고 대성, 태양, 탑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빅뱅 멤버들 모두 솔로 활동을 활발히 할 예정이다.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 활동도 이어갈 것”이라며 “범죄자인 승리와 함께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다시 요식 사업에 손댈 것을 점치기도 하지만 ‘범죄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만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업을 다 시작하기도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활동을 통해 활동 재기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승리 사건 이후 연예인의 인성 문제가 업계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아이돌 데뷔 전 인성 교육과 성교육 등의 트레이닝을 도입한 회사도 많다”고 귀띔했다.

승리와 함께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됐던 최종훈과 정준영에도 시선이 쏠린다. 집단 성폭행과 불법 촬영 혐의(특수준강간)로 구속수감된 FT 아일랜드 출신 최종훈은 2년6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지난해 11월 8일 만기 출소했다.

집단 성폭행과 불법 촬영, 불법 촬영물 유통 혐의로 정준영이 받은 형량은 징역 5년이다. 정준영의 출소 예정 시점은 2025년 10월 1일이다. 두 사람은 2016년 1월 버닝썬 전 MD 김모씨, 회사원 권모씨,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씨 등과 함께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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