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실점’→집중력 ‘잃고’ 흔들린 수비

흔들린 수비. 불안감을 없애야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5-1로 제압했다. 승리하긴 했으나 쉽지만은 않았다. 전반 11분과 12분에 각각 백승호와 정우영의 연속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28분 대회 처음 실점했다.

무엇보다 실점 과정이 좋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은 이날 전반에는 수비 라인을 완전히 내렸다. 최전방 공격수가 하프 라인 아래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대표팀은 후방 빌드업을 전개하는 횟수가 늘었다.

후반 7분에는 박진섭과 김태현이 둘의 사이로 빠져나가는 키르기스스탄 공격수를 놓쳤다.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자칫 또 한 번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허용할 뻔했다. 후반 21분에도 세컨드 볼을 아무도 쫓아가지 않았고, 키르기스스탄의 역습을 허용했다. 골대를 벗어나긴 했으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물론 키르기스스탄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도 조별리그에서 만나 1-0으로 어렵게 이긴 팀이다. 수비 라인을 내리면서도 피지컬과 힘을 앞세운 역습에 상당히 고전했다. 대회 3연패를 도전하는 황선홍호는 토너먼트를 치를수록 공격보다 수비에 힘을 실어야 한다.

토너먼트는 패하면 곧장 탈락이다. 연장전과 승부차기도 있기에 최대한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8강 중국을 넘으면 4강 상대로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중 한 팀이 유력하다.

황 감독은 “조직적으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문제가 많았다. 예선에서 그런 상황을 마주하지 않았다. 그래서 상황에 대한 인지가 부족했고 어려움을 겪었다. 8강에서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조직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남은 기간 조직화해서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별리그와 16강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압박과 역습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수비는 더 높은 집중력과 안정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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