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줘요.”

그룹 아스트로 멤버 차은우가 28일 육군훈련소로 입소해 본격적인 군 복무를 시작했다. 입소 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육군 군악대에 배치돼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다. 차은우는 지난 5월 군악대 면접을 본 뒤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군악대 출신 연예인으로는 최근 전역한 방탄소년단 RM과 가수 우즈를 비롯해 현재 복무 중인 NCT 재현 등이 있다.

입소 전날인 27일 차은우는 짧게 자른 머리를 공개하며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두세 살 이후 가장 짧은 머리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어서 신기하다”며 “머리를 자르고 짐을 싸니까 입대가 실감이 난다”고 전했다. 삭발 머리가 “어색하다”는 차은우의 고백과 달리 그의 또렷한 이목구비가 도드라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삭발해도 조각”이라는 감탄이 쏟아졌다.

차은우는 입대 전 마지막으로 팬들과의 만남도 가졌다. 지난 12일 서울, 15일 일본 도쿄에서 각각 열린 단독 팬미팅 ‘더 로열(THE ROYAL)’은 황태자 콘셉트로 구성돼 팬들에게 잊지 못할 무대를 선물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소다 팝(Soda Pop)’ 챌린지까지 소화해 폭발적인 호응을 자아냈다.

2016년 아스트로로 데뷔한 차은우는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글로벌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신입사관 구해령’ ‘여신강림’ ‘원더풀 월드’ 등에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고, 지난해 솔로 데뷔 앨범 ‘엔티티(ENTITY)’로 음악적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미남 연예인으로, 근접 거리에서 그의 미모를 확인할 수 있는 ‘VR 콘서트: 메모리즈’가 최근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입대 후에도 차은우의 영향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반기 중 새 솔로 앨범 발매가 예정돼 있다. 입대 전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친 상태로, 팬미팅에서 신곡 일부를 공개했다. 입대 전날 차은우는 새 앨범에 대해 “첫 번째 앨범과 전혀 다른 느낌”이라며 “노래가 빠르고 춤도 굉장히 열심히 췄다”고 귀띔했다. 이어 “첫 앨범은 나의 친구를 위한 앨범이었고, 이번 앨범은 내가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들로 준비했다”며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연기 작품도 계획돼 있다. 차은우가 주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원더풀스’는 1999년 종말론이 유행하던 시기의 이야기다. 초능력을 얻게 된 동네 허당들이 해성시의 평화를 위해 빌런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극 중 차은우는 해성시 특채 공무원 이운정 역을 맡아 배우 박은빈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차은우는 “7, 8개월 동안 촬영했다”며 “초능력물이라 색다르게 전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예고했다.

스크린에서는 영화 ‘퍼스트 라이드’가 대기 중이다. 24년 지기 친구들이 첫 해외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차은우의 첫 스크린 주연 작품이다. 극 중 방구석 DJ에서 월드 뮤직 페스티벌을 꿈꾸는 연민 역을 연기한다. 차은우는 “재미있는데, 슬픈 영화”라며 “이번 영화에 참여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1997년생인 차은우의 전역 예정일은 2027년 1월 27일이다. 30대로 접어들게 된다. 차은우는 팬들과의 대화에서 “저의 20대, 인생의 1막을 함께해줘서 고맙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복잡미묘한 감정이 든다.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다”며 “군에 갔다온 뒤 30대의 제 모습도 궁금하고 기대된다. 너무 고마웠고, 다녀와서도 잘 부탁한다”고 전했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