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득점 그 이상 제공"
틸먼 "독일어로 말 걸어와 놀라"
감독 "사람 대하는 방식 인상적"
토트넘 시절 동료들이 도와 왕관
MLS서도 긍정 기운 전파 계속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진출 이후 8경기에서 8골(3도움)을 몰아친 손흥민(LAFC)은 기대대로 이르게 연착륙, 선수 황혼기 '행복 축구'를 그리고 있다.
LAFC는 물론 MLS 전체가 손흥민을 통해 경기력 증진과 여러 분야에서 흥행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지에서는 그라운드에서 나오는 그의 퍼포먼스에 환호할 뿐 아니라 '친화력' 역시 눈여겨본다.
최근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손흥민이 LAFC에 득점 그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단순히 공격포인트로 경기에만 이바지하는 게 아니라 '높은 사회성'으로 주위에 긍정 기운을 전파하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손흥민은 팀에 합류한 뒤 동료와 적극적으로 어우러지며 이르게 녹아들었다. 그라운드에서 해결사 노릇도 하지만 이타적이고 희생적인 플레이로 팀 내 최다 득점자(23골)인 드니 부앙가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도 애썼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늘 친절하다. 'LA타임스'는 'LAFC의 티모시 틸먼은 독일에서 5년간 뛴 손흥민이 독일어로 말을 걸었을 때 놀랐다'며 그의 발언을 실었다. 미국과 독일 이중 국적자인 틸먼은 유스 시절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냈다. 영어도 구사하나 독일어에 더 능숙하다. 그는 "손흥민이 나와 독일어로 얘기하는 게 좋다. 팀에서 독일어로 소통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해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여름 토트넘(잉글랜드)으로 이적했다. 유스 시절까지 포함해 7년 가까이 독일에서 생활,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수장'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은 늘 미소 짓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그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다. 매우 지혜롭고 인내심을 지녔다"며 그의 친화력을 치켜세웠다.
손흥민의 이런 성향은 분데스리가는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동양인의 편견을 깨고 성공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하이라이트는 2021~2022시즌 아시아인 최초 EPL 득점왕에 올랐을 때다. 
득점왕 타이틀이 걸린 2022년 5월23일 노리치시티와 리그 최종전이다. 동료 모두 '손흥민 득점왕' 만들기에 나선 적이 있다. 당시 동료 수비수였던 에릭 다이어는 얄밉게 손흥민의 슛을 연달아 선방한 상대 골키퍼를 경기 중 다그치기도 했다. 
기어코 손흥민이 두 골을 몰아 넣어 득점왕에 다가서자 동료 너나 할 것 없이 달려가 그를 들어 올리고 환호했다.
LAFC와 MLS는 손흥민의 경기력 뿐 아니라 친화력을 바탕으로 유, 무형의 효과를 얻고 있다. 이제 갓 시작일 뿐이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