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최중량급 김민종ㄱ이현지는 나란히 동메달
한국,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 1·동 3개…종합 6위
여자 유도 간판 김하윤(세계랭킹 5위·안산시청)이 한국 여자 선수로는 34년 만에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에서 패권을 차지했다.
김하윤은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5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일본의 아라이 마오(세계 7위)를 반칙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김하윤은 2년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여자 선수가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최중량급 정상에 오른 건 199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 문지윤(72㎏ 이상급) 이후 처음이다. 김하윤은 준준결승에서 대표팀 후배 이현지(세계 4위·남녕고)를 반칙승으로 꺾었고 준결승에선 세계 1위인 프랑스의 로만 디코를 연장 접전 끝에 반칙승으로 누르며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결승 상대는 시니어 국제무대에 데뷔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일본의 신예 아라이. 베테랑 김하윤은 아라이를 노련하게 요리했다.
김하윤은 경기 초반 잡기 싸움을 펼치면서 신중하게 풀어갔고, 아라이는 쉽게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두 선수는 경기 시작 후 1분 38초에 소극적인 플레이로 지도 1개씩을 주고받았다.
이후 김하윤은 태세를 전환해 적극적으로 다리 걸기를 시도했다. 당황한 아라이는 경기 시작 2분 24초에 방어 자세 반칙으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두 선수는 4분의 정규 시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곧바로 시간제한 없이 겨루는 연장전(골든 스코어)에 임했다. 승부는 싱거웠다. 김하윤은 연장전 41초에 아라이와 함께 그립 피하기 반칙을 나란히 받으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유도에선 지도 3개가 나오면 상대방이 반칙승을 거둔다. 김하윤은 유독 큰 대회마다 강한 면모를 보이는 강심장의 선수다.
그는 2023년 9월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 유도의 '노골드' 수모를 막았고, 지난해엔 세계선수권대회와 파리 올림픽에서 연거푸 동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