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 마린보이' 황선우(18.서울체고)가 아시아 기록까지 집어삼켰다. 매일 기록을 경신해 가고 있는 황선우는 기세를 몰아 메달 도전에 나선다.
황선우는 28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 1조에서 47.56을 기록하며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전날 100m 조별 예선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시아 신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황선우는 2조 경기 결과까지 종합해 전체 4위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황선우는 "지금 정말 너무 힘든데, 제 안에서의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거 같다"며 "좋은 기록이 나와서 결승에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열심히 해 봐야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황선우는 1조, 3번 레인에서 경기를 치렀다. 50m까지는 순위권에서 벗어났지만, 경기 후반 뒷심을 발휘했다. 초당 1.86m의 최고 속도로 빠르게 물살을 갈랐다. 조금씩 격차를 줄인 황선우는 세 번째로 결승점에 들어왔다. 황선우의 기록은 아시아 신기록이다. 2014년 중국 닝쩌타오가 세운 47.65보다 0.09초 빠르다.
첫 올림픽에서 굵직한 기록을 세워가고 있는 황선우다. 한국 수영 역사를 갈아치우고 있고, 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도 황선우가 처음이다.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도 100m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일본의 다니 아쓰시가 결선에 오른 이후 65년만에 결승전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
그동안 100m 종목은 서양 선수들의 무대였다. 건장한 체격을 갖춘 북미.호주, 유럽 등 선수들이 단거리 강자로 꼽혔다. 하지만 황선우는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고 당당히 결승 진출 쾌거를 이뤄냈다. 대부분 수영 선수들이 체력 비축을 위해 주종목에만 주력한다. 반면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100m, 계영 800m 등 다양한 종목에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양 선수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황선우는 29일 메달 도전에 나선다. 준결승에서 최종 4위에 올랐기 때문에,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952년 헬싱키 대회 때 일본의 스즈키 히로시가 은메달을 딴 이후 아시아 선수는 100m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황선우는 "결승 온 걸로 일단 만족한다"고 말했지만, 69년만에 아시아인 메달 획득 도전에 나선 그의 역영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