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주민 대피령…폭죽이나 바비큐로 산불 시작된 듯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수백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CBS 방송과 일간 가디언은 캘리포니아주 애머도어카운티에서 4일 오후 발생한 산불이 하룻밤 새 규모가 배 이상으로 커지며 약 12.3㎢를 불태웠다고 5일 보도했다. 여의도 면적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장기화한 가뭄으로 초목이 바짝 말라 불길이 더 빠르게 확산했다고 소방 당국은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국(캘파이어)에 따르면 5일 오전까지 이 산불의 진화율은 0%다.

애머도어카운티 보안관실은 5일 오후 의무 대피령과 대피 경고 지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주민 수백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산불은 전날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남동쪽으로 약 65㎞ 떨어진 복스 비치 인근에서 시작됐다.

산불의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소방 당국은 독립기념일을 맞아 쏜 폭죽이나 바비큐에서 시작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보안관실은 이에 따라 이 강변에서 물놀이하던 약 100명을 인근 발전소로 대피시켰는데 이후 불길이 번지면서 이들은 몇 시간 동안 발전소에 고립됐다가 이날 밤에서야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로 주요 전력 인프라(기반시설)도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험악한 지형 때문에 산불 진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역의 전력회사인 PG&E는 이 화재로 애머도어카운티와 인접한 캘러베러스카운티 일부 지역에서 주민 약 1만5천여명에게 전력 공급이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미 서부에서는 기후 변화의 여파로 갈수록 대형 산불이 빈번해지고 있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 전역에서 산불로 소실된 면적은 서울의 30배 정도인 약 1만8천211㎢로 최근 10년간의 평균의 배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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