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은 생애 딱 한차례 밖에 없는 기회다. 신인왕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그러나 신인왕 수상자가 프로 인생을 화려하게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당장 202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봐도 그렇다. 2022년 MLB 최고의 신인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격수 제레미 페냐(25)다. 리그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역대 WS MVP에 루키 야수가 받은 경우는 페냐가 처음이다.

페냐는 15일 발표된 미국야구기자단(BBWAA)의 신인왕 투표에서 2포인트를 얻었다. 정규시즌으로 성적을 마감하고 투표한 결과다. 2022년 신인왕은 AL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NL 마이클 해리스 2세(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두 중견수에게 돌아갔다.

MLB 신인왕(재키 로빈슨 어워드)은 1947년부터 실시됐다. 2년 동안은 양 리그를 통합한 신인왕이었다.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 2루수 재키 로빈슨이 최초로 수상했다. 신인왕을 재키 로빈슨 어워드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현역 선수를 제외하고 신인왕 출신이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선수는 로빈슨을 포함해 총 18명이다. AL 신인왕 출신 7명, NL 11명이다. AL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 1982년)),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 1996년), NL 톰 시버(뉴욕 메츠1968년), 제프 배그웰(휴스턴 애스트로스 1991년), 마이크 피아자(LA 다저스 1993년) 등이다. 레전드 로드 캐류, 칼튼 피스크, 윌리 메이스, 프랭크 로빈슨 등도 명예의 전당 회원인 신인왕 출신이다.

현역 가운데 신인왕 출신으로 명전에 가입할 수 있는 후보들은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스 2006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2012년) 등과 올해 은퇴한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01년) 등이다. 모두 자격 첫해 입회할 후보다.

프로농구 NBA는 1952-53시즌부터 신인왕을 시상했다. 이 때는 10개팀이었다. 1953년 원년 수상자는 포트웨인 피스톤스 파워포워드 돈마이니키가 받았다. 포트웨인 피스톤스는 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전신이다.

NBA 신인왕으로 농구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레전드급은 총 30명이다. NBA 초창기 최고의 스타였던 봅 페티트(밀워키 혹스 1955년)를 비롯해 가장 최근의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 1998년)에 이르기까지 신인왕의 명전 가입은 야구보다 훨씬 높다. 스카이훅슛의 카림 압둘 자바(밀워키 벅스 1970년), 래리 버드(보스턴 셀틱스 1980년),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 1985년),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76ers 1997년) 등 쟁쟁하다. 공룡센터 샤킬 오닐(올랜도 매직 1993년)도 신인왕 출신이다.

현란한 드리볼, 노룩 패스의 대가 LA 레이커스 매직 존슨은 신인왕을 받지 못했다. 1979-80시즌 보스턴의 래리 버드와 동시에 데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농구는 왜 신인왕 출신의 경력이 큰 변화없이 명전까지도 이어지는 확률이 높을까. 이를 뒤집어 말하면 야구는 의외성이 크만큼 커서 신인왕 또는 정규시즌 MVP도 기량 유지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는 신인왕, MVP를 수상했지만 논-텐더설까지 나오고 있다. 한 해 반짝했던 거품 신인왕도 야구는 꽤 많다.

특히 야구는 ‘멘탈게임’이라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농구는 피지컬게임이라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공이 작으면 작을수록 이변이 많다는 속설은 이런데서도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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