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세트피스 작전…WC 앞두고 보완해야 할 홍명보호 과제

현대 축구에서는 창의적인 세트피스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025 남자부 최종전에서 코너킥을 무려 11회나 시도했다. 프리킥도 12회나 있었다. 그러나 골로 이어지거나 위협적인 슛으로 연결되는 장면은 전무했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고전했다. 오픈 플레이를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일본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위험 지역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세트피스 한 방이다. 약팀이 한 수 위 팀을 만나 득점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지만 코너킥, 프리킥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많은 선수가 진입한 상황에서 단 한 번의 킥으로 득점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트피스에 공을 들이는 게 일종의 트렌드다. 특히 코너킥 상황에서는 패스의 길이 조절, 스크린 등의 약속된 움직임을 통해 상대의 허를 찌르는 연구를 많이 한다. 세트피스 전담 코치의 지도 아래 다채로운 패턴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는 약팀, 강팀을 가리지 않는다. 하다못해 K리그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대 축구에서는 수비 조직이 더 단단한 만큼 세트피스를 효율적인 득점 수단으로 여긴다.

홍명보호의 일본전 세트피스는 위협적이지 않았다. 주로 이동경이 키커로 나섰는데 박스 안에 장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도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이호재(191㎝), 오세훈(193㎝) 트윈 타워를 투입했는데도 세트피스를 통해 득점하는 데 실패했다. 키가 큰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넣은 보람이 없었다.

월드컵에 가면 한국은 강팀이 아닌 약팀에 포진하게 된다. 48개국 체제라 조별리그의 수준은 전보다 떨어지지만 토너먼트 라운드에 갈 경우 주도하는 경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김영권이 코너킥에서 골을 넣었던 상황을 재현해야 한다는 의미다.

월드컵까지는 1년 남았다. 이제 코칭스태프를 중심으로 세트피스를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매 경기 넣을 수는 없어도 적어도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어야 한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