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태권도 대표팀 중량급 간판 박우혁(23·에스원)이 80㎏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박우혁은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80㎏급 결승에서 세계 정상급 강자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를 라운드 점수 2-0(8-4 6-5)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경량급 최강자가 장준이라면, 중량급 최강자는 박우혁이다. 결승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엘샤라바티를 만났지만, 박우혁이 더 강했다.

이미 지난해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0㎏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80㎏급은 우리나라 태권도의 취약 체급이다. 박우혁이 흐름을 깼다. 1999년 캐나다 세계선수권 장종오 이후 23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까지 기세를 이었다. 정교한 상단 공격을 바탕으로 경기를 적극적으로 리드하며 승승장구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회전 공격과 밀어차기 기술 등 경기 집중력 향상을 위한 훈련에 공을 들인 효과를 봤다.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 이 체급(2006년 도하 대회까지는 78㎏급)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오선택 이후 21년 만이다.

박우혁은 재작년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을 했다. “어릴 적부터 쌈짓돈을 꺼내 용돈을 주셨던 할머니는 힘든 국가대표 선수 생활에서도 가장 큰 응원을 보내주신 분이다. 하늘나라에서 결승전을 지켜보고 계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했다.

부모님의 지원도 있었다. 엄한 직업군인 출신 아버지는 이제 ‘주유소 같은 존재’가 됐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격려와 질책을 해줬다. 어머니는 지금의 박우혁을 만단 존재다. ‘태권도맘’이다.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음은 올림픽이다. 1년 후 파리 올림픽이 열린다. 한국 태권도는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파리에서는 달라야 한다. 박우혁이 선봉에 선다.

한편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5개째 금메달을 따냈다. 품새에서 강완진과 차예은이 정상에 섰고, 겨루기에서 장준과 박혜진이 금메달을 품었다. 그리고 박우혁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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