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축구센터에 50억원 기부 공약…디비전 승강제 완성 '약속

정몽규 회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하면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한민국 종합축구센터 완공과 디비전 승강제 완성도 탄력을 받게 됐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치러진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182표(선거인단 192명·투표 183명·무효 1표)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156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축구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대항마로 나선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는 11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15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이날부터 제55대 축구협회장 임기를 시작해 2029년 초 정관이 정하는 정기 총회 때까지 4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쉽지 않은 4선 도전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부터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감사해 넉 달 뒤인 11월 5일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불복한 축구협회는 지난달 21일 문체부 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정 회장은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다.

정 회장과 더불어 '정권 교체'를 외치는 신문선 후보와 허정무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축구 대권 경쟁'은 3파전으로 치러졌다.

애초 회장 선거는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선거를 하루 앞두고 허 후보의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인용 결정이 나면서 연기돼 정 회장에게 또 한 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축구협회는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흠결을 보완해 지난달 23일에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선거운영위원들이 공정성 논란 속에 전원 사퇴하면서 무산됐다.

결국 새로 꾸려진 선거운영위는 새로운 회장 선거 날짜를 26일로 결정했고, 지난 16일부터 선거 운동이 시작됐다.

정 회장을 비롯해 신 후보와 허 후보는 지방 축구 현장을 돌며 표심 얻기에 공을 들였다.

마침내 선거의 날이 밝았고, 정 회장은 '신뢰 회복·국제 경쟁력 강화·축구산업과 저변 확대'를 기초로 다양한 공약으로 선거인단의 마음을 잡는 데 애를 썼다.

그는 ▲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 시도협회 지역 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및 트라이아웃 개최 ▲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컵 개최 ▲ 유소년·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및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 축구 현장과의 소통강화 및 인재 발탁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더불어 천안에 지어지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공 및 50억원 기부와 디비전 승강제 완성, 2031년 아시안컵과 2035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유치 카드도 꺼내 들었다.

정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열린 '후보자 소견 발표회'에서 "저에게 주신 말씀과 질책을 잊지 않겠다. 현장과 더 소통하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더욱 열심히 뛰겠다. 신뢰받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마침내 투표가 시작됐고, 표심은 결국 '정권 교체'보다 '안정'으로 기울었다.

4선에 성공한 정 회장은 먼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완공해 임기 내에 이를 축구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전진 기지로 만들어 축구 산업 플랫폼으로 가동하는 데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더불어 2026년부터 K리그2와 K3리그의 승강제 실시를 시작으로 디비전별 승강제를 완성해 축구 저변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