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N의 인기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질문 퀄리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방송된 김태희 편을 두고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쏟아지면서, 프로그램의 기획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희는 15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시리즈 ‘버터플라이’ 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그녀의 연기 철학이나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그녀의 전문 분야인 연기나 작품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나 외모, 학벌 등 피상적인 주제에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누리꾼들이 특히 아쉬워하는 부분은 김태희의 풍부한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김태희는 2003년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구미호 외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고, 최근에도 ‘하이바이, 마마’, ‘마당이 있는 집’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구축했다.

특히 5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다시 연기에 대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중요한 발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후속 질문이나 연기관에 대한 탐구는 이어지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지적은 구체적이고 날카로웠다. “외모, 학벌 빼면 질문을 못하나”, “서울대 얘기는 수십년 전 얘기”라는 반응은 방송이 김태희라는 인물의 본질적인 면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제성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

또한 “남편인 비 얘기가 더 많았던 것 같다”는 의견은 출연자 본인보다 배우자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다뤄졌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비판의 핵심은 ‘유퀴즈’가 추구해온 기존의 가치와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그동안 ‘유퀴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인생 이야기와 전문성을 깊이 있게 다뤄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타들의 출연이 늘어나면서 자극적이고 화제성 있는 소재에 치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KBS 드라마 ‘아이리스’가 언급된 맥락도 문제가 됐다. 김태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작품이 그녀의 연기나 작품성이 아닌 외모 이야기의 소재로만 활용된 것은 출연자의 전문성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물론 모든 시청자가 비판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잘 모르는 사람은 새로운 이야기”, “이게 더 홍보 잘 될 듯?”이라며 옹호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대중적인 접근성과 화제성도 토크쇼의 중요한 요소라는 관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질문 퀄리티를 올려달라’라는 요구에 집약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자극적이거나 화제성 있는 질문이 아니라, 출연자의 전문성과 깊이 있는 경험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원한다는 의미다.

앞으로 ‘유퀴즈’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와 같은 세계적인 인물들과의 만남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화제성과 깊이, 대중성과 전문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갈지가 앞으로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누리꾼들의 비판은 ‘유퀴즈’가 초심을 잃지 않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유지해달라는 애정 어린 충고다. 토크쇼의 본질은 출연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앞으로는 더욱 세심하고 깊이 있는 질문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 기자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