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하 ‘학폭’)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러한 풍조가 형성된 배경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인기가 한몫했다.이 가운데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가 학폭 피해를 고백해,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곽튜브는 지난 25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여행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학창 시절 학폭을 견디다 못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는 그는 “집에 박혀서 축구만 봤다. 해외 축구를 보다 보니 외국에 나가서 한국인 없는 곳에서 지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외여행을 하게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어릴 적 키가 작았다는 곽튜브는 강제로 동급생의 빵 심부름을 하는가 하면, 가해자들이 컴퍼스로 자신의 등을 찔러도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곤 한다. 하지만 절대 본인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바람을 전해 안방에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더 글로리’는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던 피해자의 복수극이다. 당초 송혜교의 복귀작이자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고 공개 직후 학폭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시키며 호평받고 있다.

특히 ‘더 글로리’는 물리적인 피해는 물론, 학교를 벗어나도 정신적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학폭 피해자의 입장에서 서사를 그려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학교폭력을 당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잃지 않나. 존엄, 명예, 영광 같은 것들. 이를 받아내야 원점이고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은숙 작가의 설명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화제성 있는 콘텐츠가 왜곡 없이 피해자의 시선을 전하면서,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학폭에 대한 오개념이 수정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등학교 교사 A씨는 26일 스포츠서울에 “우리 학교에는 학교폭력이 없다고 단언하던 학생들도 다시 한번 학교생활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거나 친한 친구에게 장난으로 했을 법한 말도 더 조심히 하는 등 소소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아직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콘텐츠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지대하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이러한 인식 개선은 향후 급우 관계를 넘어 사회 생활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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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