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야구 사상 역대 두 번째로 '가족 동반' 미국 진출 사례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와 '바람의 사위' 고우석(25)이 나란히 빅 리그로 간다. 서재환(49)ㄱ재응(47) 형제 이후 처음이다.
고우석은 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기본 2년에 2026년 상호 옵션이 붙은 최대 700만달러짜리 계약이다. 마감시한인 이날 오전 7시를 앞두고 한 전격계약이다. 앞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6년 1억1300만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 기준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사상 첫 1억 달러 계약이기도 하다.
이로써 이정후-고우석이 동시에 빅리그로 향한다. 기본적으로 둘은 친구 사이다. 동시에 '가족'이다. 처남-매부 사이다. 고우석이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했는데, 생일이 2주 빨라 매제(弟)가 아닌 부(夫)다.
가족이 동시에 미국으로 건너간 사례는 딱 한 번 있었다. 서재응-서재환 형제다. 서재응 전 KIA 코치는 인하대 시절이던 1998년 뉴욕 메츠와 135만 달러에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다. 이때 형 서재환도 함께 날아갔다. 메츠와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최경환 전 두산 코치(1995년) 이후 역대 2호 타자 미국 진출이었다. 형제가 나란히 빅 리그에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서재응은 2002년 마이너 생활을 거쳐 ML에 데뷔했다. 2007년까지 통산 118경기(102선발)에서 28승40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컨트롤 아티스트'라는 별칭도 얻었다. 형인 서재환은 루키리그에서 1년만 뛴 후 팀을 떠났다. 11경기, 타율 0.296, 2홈런 4타점, OPS 1.093이었다.
'역대 2호 가족'인 이정후-고우석이 ML 무대를 동시에 밟으면 진정한 의미의 '코리안 패밀리 1호 빅리거'가 된다. 이정후는 들인 돈이 있으니 주전 중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단장, 감독이 동시에 공언했다.
고우석 또한 마무리 후보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은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마무리로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위라면 확실하다. 시속 150㎞ 중후반의 속구를 뿌릴 수 있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KBO리그에서도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MVP였고, 우승팀 마무리 투수였다. '거물'이다. 동시에 미국으로 향한다. 가족이라는 끈으로 묶인 사이. 한국야구 사상 최초에 도전한다.
김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