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세도 승선 가능, 오로지 경기력으로…아시안게임 금메달 꼭 따고 싶다.”
2026 아이차·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LA올림픽을 준비하는 22세 이하(U-22) 축구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이민성 감독은 다부진 각오로 말했다.
이 감독은 4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원주 인터불고 호텔 헤르메스홀에서 열린 U-22 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코치로) 출전한 적이 있다. 금메달을 땄다. 노하우를 잘 살려서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금메달 획득으로)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도록 하고, A대표팀에 많이 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선수들이 행복한 축구를 하고, 국민께서도 행복한 축구를 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민성호는 5일 용인에서 열리는 호주와 친선경기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U-22 대표팀의 1차 목표는 내년 9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에는 병역 혜택이 걸려 있다. 한국은 지난 2014 인천 대회를 시작으로 2022 항저우 대회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병역 혜택을 받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민성호의 주축인 2003년생은 2년 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김은중 감독과 지도 아래 4강에 진출한 자원이다. 배준호(스토크시티)를 필두로 이승원(김천 상무), 김용학(포르티모넨세), 강성진(FC서울), 최석현(울산HD), 황인택(수원FC) 등이 이민성호 1기에 부름을 받았다. 부상 등 이유로 합류하지 못한 강상윤(전북 현대), 김지수(브렌트퍼드) 등도 아시안게임에 나설 자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금메달 획득 때 김학범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우승에 이바지한 적이 있다. 당시 경험이 이번 선임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는 “
이민성호엔 숭실대, 울산HD를 거치며 축구계에서 실력을 쌓은 이경수 코치가 이 감독을 보좌한다. 지난해 수원 삼성에서 나온 뒤 인도네시아에서 일했던 염기훈 코치도 합류해 힘을 보탠다.
U-22 대표팀은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한다. 마카오, 라오스,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한 조에서 경쟁한다. 예선을 통과하면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 나선다.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민성호의 색깔을 엿볼 장이다.
다음은 이민성 감독과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
멀리 원주까지 찾아주신 기자분께 감사하다. 공식적으로 첫 인사를 드리게 돼 감사하고 설렌다. 한국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연령대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중요한 국제대회 출전 뿐 아니라 선수들이 성인 대표에 진출하는 과정이다. 이런 대표팀을 이끌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 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코치로) 출전한 적이 있다. 금메달을 땄다. 또 23세 이하 아시안컵도 우승한 기억이 있다. 노하우를 잘 살려서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도록 하고, A대표팀에 많이 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선수들이 행복한 축구를 하고, 국민께서도 행복한 축구를 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선임 과정에서 연령별 대표 코치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지난 아시안게임과 지금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비교하면 당시는 22세 룰이 있었으나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점차 팀별로 (뛰는 선수가) 늘어나는 추세였고, 지금은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가 많다. 다만 아직 선수의 체력적인 부분은 아쉬운 게 있다. 경기 체력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고 있다. 2018년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시간적 할애(소집)를 많이 주셨는데, 이젠 A매치 기간 등에 소집해야 한다. 나름대로 모니터링을 계속 하면서 선수 각자에게 훈련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려고 한다.
- 대전을 이끌다가 이젠 대표팀을 지휘하는데.
대전을 포함해 많은 팀에 있진 않았으나 코치로 여러 팀을 경험했다. 대표팀 감독을 하는 데 선수의 조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수의 잠재력을 얼마나 끌어내고 조합 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내 축구는 밸런스와 팀워크, 속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 안에서 빠른 공수 전환과 공격적으로 다이내믹한 축구를 바란다. 대전에서는 스리백, 포백을 혼용했는데 여기에서는 선수가 잘하는 포지션을 우선으로 하고, 전체 선수가 어느 포메이션으로 할 때 주도하는 축구를 하느냐가 핵심이다.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 축구 콘셉트에 맞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 A대표팀과 소통도 중요한데.
2018년 아시안게임 때도 김학범 감독과 지속해서 (A대표팀과) 소통했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A대표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A대표팀에서 어느 선수를 데려가든 그것에 맞게 (또 다른) 선수를 만들어놓는 게 내 일이다. 홍 감독님과 의사소통할 것이다. A대표팀에 많은 선수를 배출하는 것도 또다른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
- 여러 선택지가 있었는데 U-22 감독을 선택한 이유는?
선수 시절엔 국가대표 선수로 월드컵에 나가는 게 가장 큰 꿈이었다. 지도자 생활하면서는 2018년 아시안게임을 경험하면서 나도 연령별 대표 감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선택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금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A대표팀은 아니지만 연령별 대표를 통해 꿈꿔온 대표팀 감독을 하게 됐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오퍼가 와도 다 거절했을 것이다.
- 대전 시절 키운 배준호가 유럽파가 돼 U-22 팀에 가세했는데.
피지컬, 볼 터치 등 여러 부분을 보면 확실히 유럽 진출 이후 더 좋아졌다. 아직 팀에서 본인 퍼포먼스를 100% 발휘하지 않았다. 배준호에게 더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 더 큰 잠재력이 있기에 현재 팀에서 더 많이 뛰고 골과 도움을 기록하고 상위리그에 간다면 정말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나 갈 선수가 되리라고 본다.
- 지난 대표팀이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했는데.
그것에 대해 평가하는 건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동남아 팀이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 기술적인 면을 볼 때 한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다만 주도하는 축구를 하다보면 리스크 관리를 잘 못할 수 있다. 주도하고 득점 기회에서 득점 못하고 리스크 관리 실패해서 어려운 상황 맞이한 것이다. 그것은 어느 팀이든 약한 팀과 하면 마찬가지다.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고 준비하면 두 번 다시 겪지 않을 것이다. 잘 준비하겠다.
- 주력인 2003년생 외에 2006, 2007년생에도 중 좋은 자원이 있는데.
이 팀을 맡기 전부터 연령은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 계속 월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해야 한다. 꼭 2003년생이어서 뽑지 않는다. 지금 그 선수(2006~2007년생)를 뽑지 않는 건 연령대 세계 대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 대회가 끝나면 전체적으로 경쟁시킬 것이다. 17세 선수도 승선할 기회를 줄 것이다. 좀 더 넓은 인재풀을 두고 준비하겠다. 항상 경기력이 좋은 선수, 퍼포먼스가 좋은 선수를 뽑으려고 한다.
- 최근 일본과 연령별 대표 격차가 커졌는데.
J리그를 현장에서 관전해보면 격차가 실질적으로 벌어졌다는 생각이다. 팀적으로 압박 속도가 우리보다 높더라. 또 퍼스트 터치의 방향성, 공격성이 좋다. 다만 우리가 노력을 기울이면 앞서갈 수 있고, 그런 지도력을 지닌 지도자가 많다. 하루빨리 개선되리라고 본다.
- 호주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는 데 어떤 점을 눈여겨볼 것인가.
선수가 볼을 빼앗겼을 때 수비 전환, 카운트 프레스를 얼마나 이해하고 실행하느냐다. 어느정도 속도를 갖고 팀적으로 움직이는지 면밀히 체크하려고 한다.
- 축구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지도자는?
내가 겪은 이장수, 김학범, 귀네슈 감독 등 모든 분에게 영감을 받았다. 그걸 어떻게 표현해내고 경기장에서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 김학범 감독께서 전화오셔서 축하한다고 하셨다. 가서 잘 하라고. 어려운 상황 같은데 그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니 관찰 잘 해서 좋은 선수 뽑고 좋은 성적 내기를 바란다고 격려해 주셨다.
- 구체적인 목표를 말해달라.
아시안게임은 너무나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시안게임은 선수들이 축구 인생에서 기로에 선 시기다. 그런 동기부여를 품고 선수를 위해서 한 몸 부서지도록 하겠다. (금메달을 획득해) 군 면제를 시켜주는 게 내 꿈이고 바람이다. 그 이후엔 홍명보 감독께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동메달을 획득하셨는데 이상을 바라보고 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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