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은 떨어졌지만, 팀워크는 더 끈끈해졌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슬럼프 속에서도 팀 동료들과의 강한 유대감으로 반등을 준비한다.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2일(한국시간) “서로 다른 배경의 외야수들이 차이를 극복하고 강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정후, 엘리오트 라모스, 마이크 여스트렘스키 세 명의 관계를 조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외야는 국적도 뿌리도 각양각색이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라모스, 폴란드·이탈리아계의 여스트렘스키, 그리고 일본 태생의 한국인 이정후까지. 이들은 구단 클럽하우스에서도 나란히 로커를 사용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여스트렘스키는 “우리는 함께 외식을 자주 하고, 경기와 관련된 대화도 많이 나눈다”며 “상대 팀을 분석하고 어떤 플레이를 할지 함께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동료들과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영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여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우리가 하는 말을 거의 다 알아듣는다”며 “한국어도 몇 마디 배웠는데, 방송용으론 부적절한 단어가 대부분이라 밝힐 순 없다”고 농담했다.

라모스와 여스트렘스키는 이정후에게 ‘정이(Jungie)’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이정후도 야구 얘기보다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더 가까워졌다는 것.

세 선수는 모두 ‘야구 DNA’를 공유하는 공통점도 있다. 이정후는 KBO 레전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의 아들이다. 라모스의 형 헨리 라모스는 과거 kt wiz와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고, 여스트렘스키는 MLB 30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전설 칼 여스트렘스키의 손자다.

이정후는 현재 시즌 타율 0.255(282타수 72안타), 6홈런, 34타점, OPS 0.734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했지만, 6월 들어 17경기에서 타율 1할대에 머물며 주춤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조금 서두르는 면이 있다”며 “평소와 다를 때 너무 많은 것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일시적인 밸런스 붕괴 속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슬럼프라는 터널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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