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 권오승 감독이 실제 벌어진 사제 총기 사건과 작품의 경계선을 명확히 했다. “작품은 작품일 뿐”이라는 조심스러운 시선이다.
권오승 감독은 2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트리거’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발생한 실제 총기 사건과 관련해 “사건은 사건대로, 작품은 작품대로 명확히 구분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공개되는 ‘트리거’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된 뒤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며 벌어지는 재난 액션 스릴러다. 이로 인해 총을 들게 된 두 남자 이도(김남길 분), 문백(김영광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만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께 인천 송도 국제도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 A씨가 쇠파이프를 개조한 사제 산탄총으로 30대 아들 B씨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실제 총기 사건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해 ‘총기’를 소재로 하는 ‘트리거’ 역시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트리거’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진행되는 ‘트리거 토크 앤 샷’ 팬 이벤트 생중계를 취소했다.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실제 총기 사건의 여파로 해석된다.
권오승 감독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다.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트리거’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트리거’ 속 인물들은 총을 잡게 된 사연이나 결과가 있다. 실제 사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트리거’는 사연이 있는 인물에게 ‘총기’가 주어졌을 때 벌어지는 사건들과 함께 전개된다. 누군가를 해칠 수 있는 총을 누가, 어떻게 사용할지를 두고 깊은 질문을 던진다.
주연을 맡은 김남길은 시나리오 첫 인상에 대해 “악몽 같았다. 총기가 나한테 온다는 건 너무 끔찍한 악몽 같았다. 그 에피소드 속 인물들의 절실함이 느껴졌다. 가슴이 후들후들 떨릴 정도로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또한 권오승 감독은 “요즘 안타까운 사건, 사고를 많이 보고 어느샌가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가 불안하고, 뜨거워지고 있다고 느낀다. 만약 이걸 역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싶었다”고 시나리오 구성 계기를 밝혔다.
손 감독은 “누군가에게 총이 주어졌을 때, 사람들이 그 총을 쓸지 , 쓰지 않을지 그 사람과 사연이 만났을 때 결정할 것 같았다. 다른 액션은 ‘총’을 싸움의 도구로 사용한다면, ‘트리거’는 총이 이야기의 중심에서 작용하다 보니까 어떤 사람을 만나고, 누가 총을 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선 각자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총을 잡으며 ‘사이다물’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총기 사건이 미화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다.
이에 대해 권오승 감독은 “절대 범죄를 미화할 순 없다.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단호히 답했다. 이어 “하나의 에피소드는 전체 ‘트리거’의 일부분이다. 사연과 사연이 연결돼 이도가 내는 목소리를 보신다면 미화와 전혀 상관없고 작품의 방향성이 명확하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