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규, 극심한 스트레스 속 유작 남기고 별세
배우 송영규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연기 외길을 걸어온 중견 배우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동료 배우들과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4일 오전 8시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주택단지 내 차량 안에서 송영규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으며, 유족은 고인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전했다.
빈소는 용인 다보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8시, 장지는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송영규는 1994년 어린이 뮤지컬 ‘머털도사’로 데뷔해 영화·드라마·연극을 넘나들며 30년 가까이 연기에 몰두해온 배우다.
2019년 1626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최반장 역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그는, 최근까지도 SBS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와 ENA ‘아이쇼핑’ 등 방송 활동을 이어왔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도 출연했지만, 지난달 25일 하차했다.
고인은 특히 연기에 대한 집념이 강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연기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고, 연극에 빠진 고등학생 시절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19일 음주운전 적발 이후 그의 활동에는 급제동이 걸렸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당시 만취 상태에서 약 5㎞를 운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연극 하차는 물론,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도 분량 편집이 논의되며 활동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받았다.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송영규는 음주운전 이후 극심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비보가 전해진 직후 송영규의 SNS와 부고장에는 DJ DOC 김창열, 배우 이규형, 조우진, 최원영 등이 보낸 근조화환이 줄을 이었고, 팬들은 “끝까지 연기를 사랑했던 분”, “당신의 작품을 오래 기억하겠다”는 댓글로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편, 제작진 측은 유작이 된 드라마 ‘아이쇼핑’과 ‘트라이’에 대해 “본편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편집해 방송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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